윤석열 대통령이 옥시찬·김유진 방송통신심의위원에 대한 해촉안을 재가해 여야 4대1 구조가 되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공정성이 무너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최근 6개월간 야권 추천 위원만 5명 연속 해촉해 MBC, KBS 등에 과징금을 부과한 방송심의소위원회(방송소위)엔 여권 추천 위원만 남은 상태다.
17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옥시찬·김유진 위원(문재인대통령 추천)에 대한 해촉안을 재가했다. 지난 12일 방통심의위는 여권 추천 위원들 주도로 임시 전체회의를 열고 옥시찬·김유진 위원에 대한 해촉 건의를 의결했는데 5일 만에 윤석열 대통령이 해촉을 재가했다. 해촉의 근거는 ‘폭력행위’(옥시찬 위원)와 ‘비밀유지의무 위반’(김유진 위원)이다.
옥시찬·김유진 위원이 대통령 추천 몫이라 윤 대통령은 자신의 몫으로 보궐위원을 임명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몫 2인을 임명하고 지난해 국회의장 몫(야권 추천)으로 보궐위원에 추천된 2인(황열헌·최선영)을 임명하면 방통심의위는 여야 6대3 구조가 된다.
하지만 현 시점에선 여야 4대1의 ‘기형적’ 구조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야권 추천 위원이 1명만 남으면 각종 방통심의위 기본규칙에서 기준이 되는 ‘재적위원 3분의1’에 미달하게 된다. 임시 전체회의 개최나 특정 방송에 대한 신속심의는 지금까지 ‘최소 3인’이 있어야 가능한 구조였다. 지금의 위원 구성으로는 방통심의위가 정상 운영될 수 없다는 것이 위원회 내부에 흐르는 분위기다. 지상파방송 등을 심의하는 방송소위엔 여권 위원 3인(류희림·황성욱·허연회)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야권 추천 위원들만 5명 연속 해촉했다. 지난해 8월 정연주 위원장(문재인 대통령 추천)과 이광복 부위원장(국회의장 추천)이 해촉됐고 지난해 9월엔 정민영 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이 해촉됐다. 홀로 남은 야권 추천 윤성옥 위원은 17일 미디어오늘에 “윤석열 대통령의 권한남용”이라며 “5기 내내 부당한 해촉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통심의위가 가진 ‘합의제 기구 정신’에도 벗어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 아래 방송통신위원회 또한 여권 위원 2인만으로 운영돼 ‘독임제’라는 비판을 받았는데 방통심의위도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 17일 오후 열린 류희림 위원장 고발 기자회견에서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오늘 야권 추천 위원 2인이 또다시 해촉 당하면서 방통심의위는 최소한의 공정성과 독립성마저 상실했다”며 “정치적 중립성을 위해 합의제로 운영되어야 할 기구가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전부 망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촉된 옥시찬·김유진 위원은 방통심의위 회의에서 ‘민원신청 사주’ 의혹에 대해 지속적으로 진상 규명을 요구해왔다. 이번 해촉을 놓고 의혹에 대한 문제 제기를 막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유진 위원은 해촉 건의가 의결된 지난 12일 “진상 규명에 대한 요구에 대한 언급 자체를 못하게 하기 위해 무리한 일을 밀어붙이는 게 아닌가 싶다”며 “류희림 위원장이 정말 이 의혹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방통심의위는 여권 추천으로 류희림 위원장(윤석열대통령 추천), 황성욱 위원(국민의힘 추천), 김우석 위원(국민의힘 추천), 허연회 위원(국민의힘 추천)이 있고 야권 추천으로 윤성옥 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이 있다. 현재 보궐위원으로 추천돼 있는 황열헌 인천공항시설관리 사장(전 문화일보 편집국장)과 최선영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객원교수(전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비상임이사)는 국회의장 몫이지만 최선영 교수는 더불어민주당과 협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 대구교육청, 교육감 의혹 보도 기자 ‘보도자료 배포 중단’ 응징?
- 이준석 “이낙연 총선 불출마? 오히려 선봉에 서야”
- 총선 앞두고 국회 찾은 이정희 “4대보험 사각지대 없애자”
- [영상] 한동훈 “김경률이 개딸 전체주의 정청래와 붙겠다고 나섰다”
- 생성형 AI로 팩트체크? 미디어 전문가들 “인간 대체 어려워”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