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격 능력’ 거듭 강조
감시·정찰 역량 강화하고
해군력 증강에 집중할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5일 개최된 최고인민회의에서 ‘자위적 국방력 강화’ 노선을 재확인하며 무장장비 현대화를 거듭 강조했다.
각종 신무기 도입과 함께 민방위 전력 강화까지 주문하며 “전민항전으로 나라도 지키고 혁명적 대사변도 맞이하자”는 ‘전략적 구상’을 피력한 셈이다.
북한은 지난달 말 개최한 전원회의에서 ‘2024년 국방 발전 전략’과 관련해 △군수공업 △핵무기 △미사일 개발·생산 △우주 개발 △선박공업 △무인항공공업 및 탐지전자전 △민방위 무력 등 각 부문에 대한 ‘목표’를 제시했다.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격 능력’ 강화를 꾀해 온 북한이 일부 성과를 토대로 기존 노선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는 평가다. 2격 능력이란 상대 국가의 1격(핵공격)으로 큰 피해를 입더라도 핵무기로 보복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2격 능력을 강조하는 흐름은 김 위원장의 빈번한 ‘전쟁 관련 발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적들이 건드리지 않는 이상 결코 일방적으로 전쟁을 결행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키우는 최강의 절대적 힘은 그 무슨 일방적인 무력통일을 위한 선제공격 수단이 아니다”, “전쟁이라는 선택을 할 그 어떤 이유도 없으며 따라서 일방적으로 결행할 의도도 없지만, 일단 전쟁이 우리 앞의 현실로 다가온다면 절대로 피하는데 노력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적들이 전쟁의 불꽃이라도 튕긴다면 공화국은 핵무기가 포함되는 자기 수중의 모든 군사력을 총동원해 우리의 원수들을 단호히 징벌할 것이다”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보복에 초점을 맞춘 핵무기 사용 의지를 피력하며 2격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은 셈이다.
북한의 2격 능력은 각종 신무기 개발과 맞물린 감시·정찰 자산 확충을 통해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북한은 올해 3개의 정찰위성을 추가로 쏘아올리는 한편, 각종 무인 무장장비 및 전자전 수단들을 개발·생산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북한이 해군력 강화에 공을 들이는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평가된다. 일례로 지난해 전원회의에서 선박공업과 관련해 강조했던 ‘제2차 함선공업혁명’은 잠수함 안정성 향상 및 추가 잠수함 건조 의지를 피력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보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한 포럼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해 ‘육해공’ 대신 ‘해육공’이라 언급한 바 있다며 “올해 2격 능력 향상을 위해 해군력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 북한 잠수함이 원산 이남 및 신포 등 한정된 공간에서 진수(활동)하고 있어 한미 연합군에 발각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북한 잠수함이) 주기적으로 물 밖으로 떠올라야 하는 만큼, 2격 능력 확보를 위해선 교대 임무수행을 목표로 추가적인 잠수함 건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술핵공격잠수함’이라며 북한이 공개한 ‘김군옥영웅함’과 관련해선 “잠항 능력 강화를 위해 공기불요추진체계(AIP) 기술 확보에도 관심을 둘 수 있다”는 관측이다. AIP는 외부 공기 주입 없이 수중에서 전력을 생산할 수 있게 하는 기술로, 디젤 추진 잠수함의 장시간 잠항을 가능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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