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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압수수색에 “전형적 보복 수사…류희림부터 엄정 수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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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를 압수수색한 15일 언론단체·정치권·시민사회 등 각계에서 수사당국과 류희림 방통심의위원장을 비판했다. 이번 압수수색이 류 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 제보자를 색출하며 공익신고자를 범죄자로 몰아가는 무차별적 표적수사라는 주장이다.

언론개혁시민연대(언론연대)는 이날 논평에서 “(경찰의 압수수색은) 공익신고를 기밀유출로, 공익신고자를 범죄자로 몰아가려는 전형적인 보복 수사”라며 “경찰의 공익신고자 기밀유출 수사는 위법하다.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르면 신고자는 공익침해행위의 증거를 제출하도록 돼 있고 직무상 비밀이 포함됐더라도 비밀준수 의무를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한다. 공익신고에 대한 처리가 이뤄지기도 전에 공익신고자부터 압수수색에 나서는 건 수사권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언론연대는 이어 “경찰의 강제수사는 공익신고 내용을 보도한 기자의 취재원을 색출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공익제보를 보도하는 언론사가 마치 불법 경로를 통해 취재한 것처럼 매도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경찰은 정당한 보도의 취재원을 색출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 경찰 수사관들이 15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내부 직원이 민원인의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서울시 목동 한국방송회관에 있는 방송통신심의위윈회 민원상담팀 등을 압수수색 한 뒤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경찰 수사관들이 15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내부 직원이 민원인의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서울시 목동 한국방송회관에 있는 방송통신심의위윈회 민원상담팀 등을 압수수색 한 뒤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익신고자 인적사항을 유추할 수 있는 언론 보도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일례로 세계일보는 이날 오전 <[단독] 방심위 개인정보유출자가 민노총? 경찰 압수수색 착수> 기사에서 사전 감찰 결과 경찰이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조합원인 방통심의위 직원 등을 용의자로 특정했다고 보도했다. 언론연대는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르면 공익신고자의 인적사항 등은 보도해서는 안 된다”며 “진상규명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신고자를 위축시키는 보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수사 기관이 선택적으로 수사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지난해 10월 언론노조와 공동으로 류 위원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류 위원장을 직권남용으로 고발했지만 3개월 넘도록 감감무소식”이라며 “(검찰·경찰은) 정권의 무도한 언론탄압 앞잡이 노릇에 나설 게 아니라 방송심의제도를 사유화하며 국정을 농락한 류희림 위원장의 범죄행위부터 엄정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본인 죄를 덮으려 무고한 직원을 고발하며 더 이상 방통심의위 장으로 자격을 상실한 류 위원장은 당장 물러나라. 윤석열 대통령은 범죄자 류 위원장을 해촉하고, 그의 낯부끄러운 범죄행위를 낱낱이 조사해 투명하게 밝히라”고 했다. 

참여연대도 이날 논평에서 “‘방통심의위 내 계속되는 신고자 색출 시도에 수사기관의 압수수색까지 이어지는 것은 공익신고자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의혹의 당사자이자 피신고인 류희림은 당장 진상을 투명하게 밝히고 사퇴하라”며 “국회는 공익신고자를 보호하고 진상규명에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 압수수색이 이뤄지고 있는 서울 목동 방송회관 16층 방심위 민원상담팀 앞. 김준희 언론노조 방통심의위 지부장이 취재진에 노조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재령 기자
▲ 압수수색이 이뤄지고 있는 서울 목동 방송회관 16층 방심위 민원상담팀 앞. 김준희 언론노조 방통심의위 지부장이 취재진에 노조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재령 기자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언론자유대책특별위원회는 이번 압수수색을 “도둑이 신고자에게 누명을 씌워 잡아달라고 신고를 하니 검경이 도둑편을 드는 셈”이라 규정하며 “‘청부민원 의혹’ 당사자인 류희림 위원장에 대해 민주당이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으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서는 감감무소식인데, 범죄 혐의자인 류희림 위원장이 공익신고자를 색출해달라며 신고한 건에 대해서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압수수색의 칼 끝은 이해충돌방지법과 공익신고자보호법을 위반한 류희림을 향해야 한다”며 “압수수색은 대한민국 경찰과 검찰 또한 정권의 무도한 방송언론장악에 일말의 부끄러움도 없이 버젓이 공범으로 등장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류 위원장에게도 “즉각 사퇴하고, 범죄자 신분으로 수사에 응해야 한다”고 했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류 위원장이 지인을 사주해 민원을 넣고 셀프 심의하는 불법 쇼를 벌인 것이 핵심인데, 난데없이 이를 알린 사람을 색출하겠다고 경찰까지 동원해 촌극을 벌이고 있다”며 “경찰은 엄한 사람 색출을 멈추고 문제의 본질, 방송장악 조작 사건의 몸통을 수사하라. 정부는 언론 길들이기, 언론장악을 위한 권력남용을 멈춰라”고 했다. 

반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류 위원장 민원사주 의혹이나 압수수색 언급 없이 야권 위원들 사퇴를 촉구했다. 박 의원은 “방심위원은 저널리즘 기반의 윤리성과 뛰어난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옥시찬, 김유진 위원은 방심위원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소양을 갖추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인격에도 큰 하자가 있다“면서 두 위원 사퇴를 주장했다. 여권 방통심의위원들은 지난 12일 비공개 회의에서 류 위원장 민원사주 의혹에 비판적인 야권 위원 2명 해촉건의를 의결한 바 있다. 사유는 옥시찬 위원의 폭력행위와 욕설모욕, 김유진 위원의 비밀유지의무 위반 등이다.

▲2023년 10월 26일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민주언론시민연합, 새언론포럼, 문화연대 등 언론단체들이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에 대한 고발장을 검찰에 접수했다. 사진=박서연 기자.
▲2023년 10월 26일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민주언론시민연합, 새언론포럼, 문화연대 등 언론단체들이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에 대한 고발장을 검찰에 접수했다. 사진=박서연 기자.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10분경 10여명의 수사관을 보내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 위치한 방통심의위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류희림 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이 제기되자 방통심의위가 지난달 27일 민원인 개인정보는 불법유출이라면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수사 의뢰한 것과 관련됐다.

‘민원사주 의혹’은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인용 보도를 심의해달라는 민원인에 류 위원장 가족과 지인 등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불거졌다. 민주당은 지난 5일 류 위원장을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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