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개전투하던 부처 ‘반도체 원팀’으로…산업·인재육성 청사진 마련
“힘 합쳐 공공 팹 경쟁력 갖춰” “반도체 기초-응용 인재 공동육성”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열린 민생 토론회에서 이례적 장면이 거듭 연출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 기술 초격차 유지를 ‘전쟁’으로 비유하며 총력전(戰)을 강조한 데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가 관련 대책을 합동 발표한 장면이 대표적이다. 두 부처는 그동안 반도체를 비롯해 다양한 정책 접점에도 ‘각개전투’했지만 이번엔 부처 칸막이를 허물고 ‘반도체 원팀’으로 정책 실현 의지를 드러냈다.
과기정통부·산업부가 15일 발표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중요성·비전과 4대 육성 과제’는 반도체 산업을 뛰어넘는 미래 산업전략과 정책 방향 등이 담겼다. 총 13페이지로 압축된 이번 발표는 기존 선언적 발표를 뛰어넘었다.
산업부가 경쟁국 R&D 동향에 맞춰 반도체 투자세액공제를 기존 16%에서 25%로 향상시킨게 대표적이다. 또 과기정통부가 ‘AI(인공지능) 반도체 기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1조원을 투입해 반도체는 물론 양자·AI 기술을 육성하겠다고 발표한 사례도 상징적이다.
과기정통부·산업부가 새해 업무보고를 함께 한 전례는 없었다. 이번 합동발표는 최근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저녁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면서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2022년 5월 취임 이래 부처 칸막이 해소에 힘썼고, 안 장관이 이에 공감하면서 ‘원팀’이 구성됐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산업부와 합동발표 의미’에 대해 “전국 대학 등에 있는 공공 반도체 팹은 그동안 부처별로 정책을 추진해오면서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었다”면서 “하지만 두 부처가 협업해 역할 분담하면서 공공 팹을 업그레이드해 경쟁력 있는 연구와 교육이 가능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 부처가 협업해 공공 팹이 경쟁력을 갖춘다면 ‘지식을 창출하는 대학’의 역할과 국제협력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합동발표는 산업부에서 저희 제안을 흔쾌히 받아줘 추진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안 장관도 “반도체 인력육성은 (과기정통부의) 기초연구뿐만 아니라 (산업부의) 상용화와 응용연구가 함께 가야 한다”며 “반도체 분야에서 두 부처 간 협력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며 앞으로도 더 협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합동발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대통령은 새해 들어 행동하는 정부를 표방하며 “부처 간 칸막이를 과감하게 허물고, 과제 중심으로 부처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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