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인 ‘개인정보유출’ 혐의로 경찰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압수수색을 벌이자 노동조합이 “공익제보자를 색출하려는 것”이라며 “직원들을 겁박하려는 목적 아닌가 의심”이라고 반발했다.
김준희 전국언론노동조합 방통심의위지부장은 압수수색이 이뤄지고 있는 서울 목동 방송회관 16층 민원상담팀 앞에서 기자들에 “어떤 직원들이 접속했는지 정도 외엔 (압수수색으로) 파악할 수 없는 정보가 별로 없다”며 “류희림 위원장 가족과 지인으로 추정되는 민원인들의 민원 내용을 열람한 직원들이 누구인지 파악하기 위한 압수수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류희림 위원장이 주장하고 있는 ‘개인정보유출’ 혐의는 민원상담팀에서 압수수색을 하더라도 나올 수 없는 정보들로 추정이 된다. 그런데 여기 와서 압수수색을 하는 건 직원들을 겁박하려는 목적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며 “궁극적으로 이 압수수색을 통해 제보자 색출이 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제보자 색출 행위 자체가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 제보자 색출 뒤에 제보자에 대한 수사 등 여러 불이익 조치가 나온다면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에 해당된다. 노조에서는 강력하게 규탄하고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오전 9시10분경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10여명의 인력으로 16층 민원상담팀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19층 운영지원팀에도 일부 수사 인력이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민원상담팀은 민원 열람 기록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민원처리시스템’이 있고 19층 운영지원팀은 서버 관리 등 ‘전산 총괄’을 맡고 있다.
현재 직원들은 자리를 비워 놓은 채 압수수색에 응하고 있다. 경찰은 직원들의 PC 등을 열람하고 있는 상태다. 사진 촬영 등 현장을 기록하려는 방통심의위 직원들과 이를 막는 수사관 사이의 실랑이도 벌어졌다. 수사관들은 취재인력의 현장 접근도 막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류희림 위원장 ‘민원신청 사주’ 의혹 관련 수사로 보인다. 지난달 류희림 위원장이 가족, 지인 등을 동원해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인용 보도 관련 심의를 요청하는 민원을 넣었다는 신고가 지난달 23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제기되자 류희림 위원장은 “개인정보 불법유출은 중대 범죄 행위”라며 지난달 27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관련 수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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