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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실시된 대만의 제16대 총통 선거에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65) 후보가 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뒤엎고 가볍게 당선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로써 민진당은 사상 유례 없는 3기 연속 집권에 성공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TVBS 등을 비롯한 대만 방송사들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라이 당선인은 이날 오후 9시(한국 시간 오후 10시) 기준 4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제1 야당인 국민당의 허우유이(侯友宜·67) 후보는 33% 남짓의 득표율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제2 야당인 대만민중당(민중당)의 커원저(柯文哲·65) 후보는 예상보다 훨씬 높은 26% 전후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결과적으로 지지층이 겹치는 허우 후보의 낙선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국민당과 허우 후보 입장에서는 한때 ‘후보 단일화’까지 논의한 커 후보를 마지막까지 주저앉히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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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국민당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허우 후보의 패배를 인정하면서 라이 당선인에게 당선 축하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AFP통신도 “허우 후보는 전 세계가 지켜보는 선거에서 집권 민진당을 극복하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당 지지자들에게 사과했다”면서 “라이 당선인과 샤오메이친(蕭美琴·53)부총통 후보에게 당선을 축하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선거에서 ‘대만 독립’을 주창하는 민진당이 3기 연속 집권에 성공함에 따라 향후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는 격랑에 휩싸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중국의 무력 시위도 예상된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중국에서 오랫동안 산 경험을 보유한 한국 화교 출신 대만인 류잉판(劉英範) 씨가 “중국이 가만히 있는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대만도 당연히 대비를 할 것으로 본다”면서 향후 상황을 걱정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한다.
미중 관계 역시 이번 선거 결과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미국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최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워싱턴을 방문한 류젠차오(劉建超) 당 중앙대외연락부장과 만나 관련 문제를 논의한 것만 봐도 좋다. 하지만 이로 인해 최악의 상황까지 초래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역시 미국과의 관계 파탄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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