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13일(현지시간) 총통(대통령) 선거와 입법위원(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을 동시에 실시한다. 특히 총통선거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양국의 ‘후원’을 받는 후보 가운데 누가 당선되든 대만해협을 둘러싼 세계정세에 큰 파장을 몰고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이번 대선은 여론조사 공표를 금지(3일)한 전날까지 결과를 볼 때 독립·친미성향 집권여당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와 친중 성격을 띠는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가 오차범위 내 박빙 접전을 펼치고 중도를 표방하는 민중당 커원저 후보가 바짝 추격하고 있는 만큼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런 만큼 각 당은 표심을 잡기 위해 대선을 하루 앞둔 12일 밤까지 대규모 마지막 유세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라이 후보와 허우 후보는 이날 나란히 수도 타이베이 인근 신베이시에서, 커 후보는 타이베이 총통부 앞 거리에서 마지막 유세를 벌이고 있다. 라이 후보는 자신이 시장을 지낸 남부 타이난에서 저녁 유세를 하고 늦은 시간 신베이 반차오 제2운동장에서 열리는 마지막 유세에 참석한다. 라이 후보는 중국의 ‘간접 지원을 받는’ 강력한 라이벌 허우 후보를 겨냥해 “대만을 홍콩처럼 만들려 한다”고 비난하면서 중국의 압박에 거부감을 느끼는 표심을 집중 공략했다.
이를 의식한 듯 허우 후보도 이날 타이중을 찾아 중부 지역을 공략한 뒤 저녁에 신베이로 돌아와 민진당 유세 장소와 1㎞ 정도 떨어진 반차오 제1운동장에서 마지막 집중 유세를 벌일 예정이다. 신베이는 그의 고향이자 허우 후보가 재선 시장으로 일하던 곳이다. 그는 “민진당에 투표하면 양안(중국과 대만) 간 평화가 없다”며 “전쟁을 원한다면 라이 후보에게, 평화를 원한다면 허우 후보에게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커 후보는 “현 단계에서 양안(중국과 대만)은 통일도, 독립도 불가능하고 국민 10명 중 9명은 현상 유지에 찬성하는데 왜 그렇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많은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며 양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하지만 양안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등장하면서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가 이날 민진당을 향해 위협 메시지를 재차 발신했다. 장샤오강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민진당 당국은 자기 이익을 위해 대만 보통 사람들이 피땀 흘려 번 돈을 미국 무기를 사는 데 쓰고 있지만, 조국의 완전한 통일이라는 대세는 막을 방법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군의 군사적 압박이 이어졌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인민해방군 군용기 10대 가운데 쑤-30 전투기 1대와 윈-8 대잠 정찰기 1대는 전날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가지 각각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북부 공역과 서남부 공역으로 진입한 뒤 중국 공역으로 되돌아갔다.
총통 선거와 함께 113명의 입법위원을 뽑는 총선도 치러진다. 양대(兩大) 투표는 오전 8시(현지시간)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된다. 개표 작업은 오후 10시 30분까지 마무리한다는 일정이다. 오후 8~9시쯤 당선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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