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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아버지가 ‘누가 널 대학에 보내준다고 했더냐?’라고 한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앞으로는 만화를 그려야겠다고 결심했지요. 공부는 다 때려 치고 그림 그리는 잉크와 펜촉, 노트만 들고 학교에 가서 만화만 그렸어요.”
만화 ‘식객’과 ‘타짜’, 방송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등으로 유명한 만화가 허영만씨가 검찰을 찾아 강연을 열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구성원들을 위한 명사 초청에 진심인 덕에 요즘 내로라하는 유명인사들은 다 대검찰청에 모인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허씨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만화가의 일상’을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 허씨는 만화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배경과 데뷔까지의 과정, 업계에서 겪었던 일 들을 생생하게 전해 강연을 들으러 모인 검사와 수사관, 사무관들을 집중케 했다.
대검은 이 총장 재임 기간 동안 십 여 명의 명사를 불러 특강을 열었다. 그중에는 박일환(72·사법연수원 5기) 전 대법관과 고은 시인의 ‘미투’ 의혹을 폭로한 최영미 시인 등 법과 관련된 인물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상당수였다.
오은영 정신건강전문의는 ‘수평적 직장문화 확산을 위한 소통’을 주제로 지난해 6월 강연을 열었고, 역도 국가대표를 지낸 장미란 용인대 전 교수, 박상영 작가, 건축가 유현준 홍익대 교수 등도 검찰을 찾았다.
대검 차원에서 이 같은 릴레이 특강을 열게 된 데에는 이 총장의 의중이 담겨있다고 한다. “검찰 내부 목소리에만 매몰되지 말고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보라”는 것이다. 일부 명사는 이 총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 섭외하기도 했다고 한다.
대검은 앞으로도 젊은 직원들이 관심을 갖고 공감할 수 있는 명사들을 초청해 일과 가정의 양립을 돕고 수직적인 문화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 총장 관심사가 평상시에도 법학 뿐만 아니라 인문학적으로도 두루두루 넓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직원들에게 강연이 인기가 많은 만큼 이 총장이 검찰에 있는 동안에는 계속 이어지지 않겠나”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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