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통학차를 이용하던 고교생 딸 친구를 수년간 성폭행한 50대 기사가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1부는 미성년자 유인, 강간, 카메라 이용 촬영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55)에게 이같이 확정판결했다.
A씨는 1심부터 재판 내내 “목숨이 끊어져도 무죄. 피해자가 연기를 하고 있다”라며 “성관계를 한 적이 없고 사진도 피해자가 먼저 찍어 달라고 했다”라고 결백을 주장했다.
A씨는 지난 2017년 3월부터 2021년 6월까지 4년여 동안 자신의 딸과 같은 학교에 다니던 B씨(24·당시 고등학교 2학년)를 상습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고등학교 재학 시절 A씨의 승합차로 등하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경 조사 결과, A씨는 2017년 3월 대학 진학 문제로 고민하는 B씨에게 “내가 아는 교수를 소개해 주겠다”라며 대전의 모 아파트 상가 건물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로 유인했다.
하지만 그는 B씨가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돌변했다. 사무실 문을 걸어 잠그고 “교수에게 소개하려면 나체 사진이 필요하다”라며 옷을 벗게 하고 B씨의 알몸을 촬영했다.
이후 A씨는 “몸 테스트를 해야 한다”라고 거짓말하거나 “경찰에 신고하면 나체 사진을 네 친구들에게 유포하겠다”라고 B씨를 협박했다. A씨는 사무실, 승합차 안, 무인텔 등에서 수시로 B씨를 성폭행했다. 그의 이런 성범죄 행위는 4년 넘게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B씨가 대학에 진학한 이후에도 끔찍한 악몽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A씨는 지난 2022년 2월 4일 한밤중에 갑자기 B씨에게 B씨의 나체 사진을 보냈다.
B씨는 고소장에서 “당시 끔찍한 기억이 되살아났고 또다시 악몽 같은 생활이 반복될 수 있다는 생각에 어렵게 용기를 내서 고소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한 A씨의 변명은 황당 그 자체였다. A씨는 “B씨가 대학교 연극영화과를 다니며 쓸데없는 연기를 배웠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여고생이던 B씨가 학교에 과제로 제출해야 한다는 이유로 휴대전화를 건네면서 스스로 옷을 벗고 나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서 한 장을 촬영했을 뿐 성관계는 없었다”라고 성폭행 사실도 부인했다.
놀랍게도 A씨는 단 한 번도 B씨에게 제대로 된 사죄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찰이 B씨 휴대전화의 타임라인을 근거로 숙박업소에서 1시간 30분 이상 머물렀던 기록을 제시하자 A씨는 “모텔에는 갔지만 밖에서 얘기만 나눴다”라며 끝까지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고 부정했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는 지난해 4월 A씨에게 “B씨의 진술이 직접 겪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세부적인 내용까지 기억해 신빙성이 있다”라며 “A씨는 B씨에게 ‘친구의 아버지’라는 점을 이용해 접근한 뒤 수년 동안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매우 나쁘다. 더욱이 A씨는 터무니없는 변명으로 B씨의 인격과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10년 동안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20년간 전자발찌 부착 등을 명령했다.
A씨는 즉시 항소했지만 같은 해 10월 항소심 재판부도 “B씨는 A씨의 주요 부위 모양 등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부분을 세밀하고 일관되게 진술한다”라며 “B씨가 미성년자일 때만 19차례 강간하는 등 자기 자녀 친구를 성적 욕구 해소의 도구로만 여겼고 인격체로 대하지 않았다”라며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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