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7명’ 외부 공관위원 인선엔
“참신하다” 평가…평균 연령 ’50대’
이철규 인재위원장 공관위 합류에는
우려 가득…”논란일 수 밖에 없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마무리 지으면서 4·10 총선 체제에 본격 돌입했다. 당내에선 정치적인 부채가 없는 외부인사들로 꾸려진 공관위원들의 참신한 인선에 대체적으로 만족하며 한 위원장이 주장한 ‘이기는 공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공관위원 중 한 자리에 마지막 남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이 선임되면서 윤심(尹心)과 물갈이 공천에 대한 우려도 함께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11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정영환 공관위원장을 포함한 10명의 공관위원 인선을 의결했다. 현역 의원 중에는 당 인재영입위원장인 이철규 의원, 장동혁 사무총장, 비례대표인 이종성 의원이 포함됐다.
외부 인사로는 △문혜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유일준 변호사 △윤승주 고려대 의대 교수 △전종학 세계한인지식재산전문가협회 회장 △전혜진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이사 △황형준 보스턴컨설팅그룹코리아 대표가 포함됐다.
우선 당내에선 외부위원들의 인선의 참신함은 수긍하고 있다. 1970년대생이 절반인 5명을 차지하고 있고, 공관위원장을 포함한 총 10명의 평균 연령은 55.6세로 극히 ‘젊은 공관위’가 꾸려졌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 우려가 나왔던 지점인 율사(법률가) 출신 위원들이 대거 중용된 것은 큰 문제가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공관위원들이 외부인이고 율사 출신이라는 점은 오히려 참신하고 좋아보인다. 그 부분에서 문제되는 건 없어 보인다”며 “이미 한동훈 위원장이 비서실장, 사무총장을 거치면서 보여줬던 파격이 있지 않느냐. 그런 측면에선 한 위원장에 대한 당내 신뢰는 굳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도 이날 공관위원 인선을 발표하면서 10명 중 5명이 율사 출신인 것에 대해 “국회의원은 입법부다. 법률을 만드는 곳이라 법률 전문가가 배제돼야 할 이유가 없다”며 “전문성을 파악해서 정확한 틀에서 할 분들을 모신 거고 특별히 법률가라서 배제하거나 내거나 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찐윤’으로 불리는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이 공관위원으로 들어갔다는 점이다. 이 위원장은 장제원 의원, 김기현 전 대표 등과 함께 대표적인 윤핵관으로 불려왔다. 앞선 두 의원은 당직에서 물러나는 등 2선으로 후퇴한 상황이지만 이 의원은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무총장에서 사퇴했다가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복귀한 데 이어 공관위원까지 맡으며 권력의 중심부에 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이 위원장의 공관위 인선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기도 했다. 당내 일각에선 공관위가 꾸려지기 전부터 이 위원장이 공관위 부위원장을 맡을 것이란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이에 이날 현장 비대위를 마친 뒤 기자들이 ‘공관위 부위원장 추가 인선은 없느냐’라는 질문을 던지자 한 위원장은 “공관위에 부위원장이 꼭 필요한가. 원래 우리 당헌·당규가 바뀌어서 위원장을 포함해 10명이 맥시멈이다. 10명으로 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의 공관위 합류가 발표되자마자 ‘윤심 공천’을 우려하는 시각이 쏟아져 나왔다. 공관위원 10명 중 7명이 현역 의원들과 인연이 없는 외부인사로 꾸려진 만큼 대대적 물갈이를 할 수 있는 배경이 마련된 상황에서 완연한 친윤인 이 위원장이 용산에서 내려오는 공천 관련 ‘오더’를 실행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히고 있어서다.
이에 한 위원장이 직접 ‘친윤 이 의원이 공관위원으로 합류한 배경에 윤심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 “인재영입위원장이 공관위원으로 포함돼서 그 자료를 실제로 잘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지금 당을 이끌고 있는 건 나”라고 선을 긋기에 이르렀다.
이 위원장의 인선을 향한 우려는 부산이 아닌 여의도에서도 나왔다. 이날 당사로 첫 출근을 한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철규 의원의 공관위 포함으로 ‘용산 공천’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는 지적에 “용산이 아니라 당의 의사가 반영됐다. 나를 믿어달라. 쿨하게 하겠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 본인 역시 이날 중앙당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에 친윤·비윤이란 게 없다. 왜 자꾸만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한 일을 해주고 있느냐”며 “왜 그런 식으로 바라보는지 모르겠다. 내가 무슨 계파가 있느냐. 여당 의원이 대통령하고 반대되면 야당에 가지 뭣하러 여기에 있느냐. 그건 잘못된 프레임”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이 위원장의 공관위 합류를 향한 우려 섞인 시선은 여전한 상황이다. 심지어 당내 일각에서 이 위원장의 합류로 공정한 공천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인물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고 논란이 예상됐음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인선을 했으니 당내에서 걱정이 나오는 게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라며 “이미 인선은 단행됐으니 최소한 공천이 일방적으로 흘러갈 수 있는 오해의 소지를 차단할 수 있을 시스템이 마련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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