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메인 뉴스 프로그램이 타사에 비해 여권 편향적이라는 내부 비판이 제기됐다. 1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KBS의 10일자 ‘뉴스9’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관련 단순 동정을 강조하고 야당 대표 소식을 단신 처리했다면서 “보도국 수뇌부 판단이 합리적인 판단이었는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KBS ‘뉴스9’은 10일 비이재명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3인이 탈당한 것을 첫 번째로 전했다. 두 번째 뉴스는 한동훈 위원장의 부산방문 소식이었다. KBS는 한 위원장의 발언과 지지자들이 “한동훈”을 연호하는 모습을 담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 이 대표 퇴원 소식은 후반부인 17·18번째에 배치됐다. 이 대표 퇴원 보도는 21초에 그쳤다.
같은 날 경쟁 방송사 메인뉴스를 보면 KBS와 다르다. MBC ‘뉴스데스크’는 이재명 대표 관련 소식을 처음 다뤘으며, 이 대표 발언을 상세히 전했다. SBS 역시 이 대표 소식을 처음으로 전했다. SBS ‘8뉴스’는 한동훈 위원장의 부산방문 소식을 전하며 국회의원 세비 반납·제2부속실 설치·특별감찰관 추천 등 정책적 사안을 상세히 전했다. KBS가 관련 내용을 한동훈 관련 리포트에서 한 줄로 처리한 것과 대조적이다.
종편도 마찬가지다. TV조선·JTBC·채널A 모두 이재명 대표 소식을 첫 소식으로 꼽았다. 채널A는 ‘제2부속실’과 ‘국회의원 세비 반납’을 나눠서 보도했다. MBN의 경우 부동산 규제완화 소식을 처음으로 전했지만, 이후 이 대표 퇴원 관련 보도를 냈다.
이를 두고 KBS본부는 “(KBS는 이재명 대표가) 단순한 와병이 아닌 괴한에게 피습을 당해 입원을 했다 퇴원을 하는 상황이었고, 야당의 분열 상황과 헬기 이송 논란 등이 있어 이 대표의 입을 통해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국민들의 관심이 높았음에도 리포트가 아닌 단신으로 처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방화 사건, 결빙 관련 사건사고 종합에서부터 재벌가 이혼 관련 소식, 가짜뉴스 관련 블록, 아시안컵 관련 소식 등이 야당 대표 퇴원 소식보다 앞서 보도가 됐다. 어제 KBS 뉴스9의 뉴스 가치 판단에 동의할 시청자가 과연 얼마나 될 거라고 생각하는가”라며 “이 정도의 뉴스 가치 판단도 안 된다면 무능력을 입증한 것이고, 의도적으로 뉴스 편집을 한 것이라면 KBS보도본부의 수뇌부는 공영방송의 공정성을 헤치는 주범으로 당장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본부에 따르면 KBS 기자협회는 11일 편집회의에서 보도와 관련한 문제제기를 했지만 보도본부 측은 ‘의견 잘 들었다’고만 할 뿐 사과하지 않았다. KBS본부는 “사고는 누가치고, 부끄러움은 왜 구성원들의 몫이 되어야 하는가”라고 지적하면서 “이것이 낙하산 박민 사장이 말하던 공영방송이 추구해야 할 공정성인가. KBS 뉴스9가 어디까지 망가져야 만족할 것인가”라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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