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 구성원의 약 97%가 류희림 위원장의 직무수행 능력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류 위원장 평가는 총 7명의 심의위원 중 최하위로, 긍정적 평가는 전무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통신심의위원회지부(노조)는 11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5기 심의위원들에 대한 직무수행 능력 평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조합원 총 114명 중 63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류희림 위원장의 직무수행 능력이 미흡하다는 의견은 96.8%(미흡 20.6%, 매우 미흡 76.2%)로 압도적 다수였다. 나머지 3.2%는 ‘보통’ 의견으로, 긍정 평가는 없었다.
류 위원장의 평균 점수는 5점 만점에 1.24점으로 전체 위원 중 최하위였다. 7명 심의위원의 평균 역시 2.38점으로 보통(3점)에 미치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추천 위원들에 대한 평가는 5점 만점에 평균 1.69점, 야당 추천 위원들의 평균은 3.29점이었다.
조합원들은 개별 심의위원들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내놨다. 조합원 일부는 류희림 위원장에 대해 “목적성에 기반한 편파적 심의”, “미디어연대 공동대표로서 위원회를 장악한 점령군”, “직원들 부끄럽게 하는 반박자료 이제 그만”이라고 지적했다.
여권 추천 위원들 관련해선 안건 미숙지 등 회의 관련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특히 김우석 위원에 대해선 특정 정당의 이해관계에 매몰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야권 추천 옥시찬 위원의 성인지 감수성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다만 야권 추천 김유진 위원은 긍정 평가가 69.9%(매우 우수 44.5%+우수 25.4%)로 전체 위원 중 가장 높았다. 구체적 평가에서도 “공정하고 일관된 심의 기조 유지 노력”, “사무처의 노고를 이해하고 인간적으로 대우” 등의 긍정 평가가 주를 이뤘다.
노조는 11일 발표한 성명에서 “류희림 위원장이 긍정 평가 0%라는 처참한 성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하루라도 빨리 위원회를 떠날 것을 촉구한다”며 “민원사주 의혹에는 한 마디 언급도 없이 공익신고자를 색출하겠다고 불법·부당한 감사를 지시하는 처참한 상황에 직원들의 싸늘한 시선은 분노로 바뀌고 있다”고 비판했다.
류 위원장의 ‘민원신청 사주 의혹’은 지난달 23일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관련 민원인 40여명이 류 위원장 가족과 지인 등 직간접적 관계자로 추정된다는 신고서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되면서 공론화됐다. 류 위원장은 이를 ‘민원인 신분 유출’로 규정하며 공익제보자 색출을 위한 특별감찰반을 꾸리고 수사를 의뢰했다.
노조는 “고의적으로 전체회의에 불참해 본인에 대한 안건 논의를 파행적으로 방해하는 와중에, 일부 언론에서는 적반하장의 야당 추천 해촉 건의안이라는 황당무계한 내용이 보도됐다”며 “내부 구성원들의 전면적인 퇴진 투쟁을 맞닥뜨리기 전에 자진사퇴하는 것이 그나마 명예를 지키는 길이다.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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