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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북, ‘근거리형 전술유도탄’ 러시아 수출 가능성”

연합뉴스 조회수  

“신형 IRBM 이달 중 발사할 수도…7차 핵실험 시기 고민하는 듯”

“북, GP 파괴하면서 지하시설은 보존…군사합의 전면파기 필요”

신원식 국방부 장관
신원식 국방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10일 국방부 청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김은정 박수윤 기자 =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신형 근거리 탄도미사일(CRBM)인 ‘근거리형 전술유도탄’을 러시아에 수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신 장관은 지난 10일 국방부 청사에서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 8∼9일 군수공장 현지지도 관련 북한 매체 보도사진에 등장하는 무기체계는 2022년 4월 북한이 최초로 시험발사한 근거리형 전술유도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이동식 발사대 차량 수십 대가 진열된 군수공장을 방문했다. 국방부는 발사대 차량에 탑재된 미사일이 길이 약 5m, 사거리 300㎞ 이하인 근거리형 전술유도탄으로 판단했다.

신 장관은 “북한이 재작년 4월 근거리형 전술유도탄을 사거리 110㎞로 처음 시험발사했다”며 “사거리 100∼180㎞의 신형 무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 “신형 전술유도탄, 전방배치할지, 러시아에 팔지 주목”

그는 “북한은 자기 입으로 이 유도탄을 전방군단에 배치하겠다고 했는데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 동향을 볼 때 러시아에 판매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 근거로 북한이 상당량의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단거리 탄도미사일)를 러시아에 판매한 사례를 꼽았다.

그러면서 “돈이 필요한 북한이 러시아가 원하는 신형 무기를 적극적으로 팔고 있다”며 “근거리형 전술유도탄을 자신이 공언한 대로 전방군단에 배치할지, 아니면 러시아에 팔지, 혹은 일부는 전방에 배치하고 일부는 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북러 무기거래 규모와 관련해서는 “작년 말 기준 컨테이너 약 5천여개 분량으로 152㎜ 포탄 기준으론 약 230만발, 122㎜ 방사포탄 기준으론 약 40만발 분량”이라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는 북한의 무기 제공에 따른 대가로 “군사기술 등을 제공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북한이 작년 11월에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의 수준은 낮으나, 러시아의 기술협력이 지속된다면 위성체의 성능이 향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IRBM 이달 중 발사·ICBM 정상각도 발사 가능성”

신 장관은 또한 북한이 작년 11월 두 차례 엔진 시험을 한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조만간 시험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북한은 (신형 IRBM) 시험발사 준비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초반에 시험발사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고, 이르면 1월 중 발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대해서는 “ICBM을 모두 고각으로만 발사해 재진입 기술과 정밀타격 능력 등에 대한 신뢰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올해는 실제 사거리, 정상 각도로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북한이 조만간 7차 핵실험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은 언제든지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핵실험 시기는 북한 지도부의 결심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시기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한국 총선과 미국 대선 등 한미의 정치 일정을 고려해 영향력 행사를 위한 최적의 시기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유형에 대해서는 “소형화·경량화 실험을 포함한 다양한 가능성을 상정해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북한이 무인기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은 (샛별-4, 5형을 포함해) 다양한 종류의 무인기 수백 대를 보유하고 있다”며 “무인기를 집중 개발하고 무인기 전력을 증강하기 위해 많은 애를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전방 소초 복원하는 북한군
최전방 소초 복원하는 북한군

(서울=연합뉴스) 국방부는 지난 24일 북한이 동부전선 최전방 소초(GP)에서 감시소를 복원하는 정황을 지상 촬영 장비와 열상감시장비(TOD) 등으로 포착했다고 27일 밝혔다. 남북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를 통해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 시범 철수를 이행했지만, 북한은 지난 23일 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사진은 북한군이 목재로 구조물을 만들고 얼룩무늬로 도색하는 모습. 2023.11.27 [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북한 파괴 GP 지하시설은 보존돼 있었다”

신 장관은 북한이 작년 11월 23일 ‘9·19 군사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한 이후 합의 조항을 무력화하는 조치를 연이어 취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서는 “지난 5∼7일 북한의 서해상 포병사격으로 (9·19 군사합의에 따른) ‘적대행위 중단구역'(완충구역)은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육·해·공군 및 해병대가 적대행위 중단구역에서 방어적인 차원의 훈련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정부도 9·19 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에 한 번 논의할 필요가 있지 않겠냐”면서도 “정해진 것은 없다”고 답했다.

‘우리도 전면 파기를 선언할 필요가 있다고 보냐’는 추가 질문에는 “필요성이 있다”고 답변했다.

신 장관은 북한이 9·19 군사합의로 파괴된 최전방 감시초소(GP)를 복원하는 상황과 관련해서는 “당시에 북한은 위에 보이는 감시소만 파괴하고 나머지 지하시설은 손을 안 댄 것으로 보인다”며 “수리하면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군의 파괴 GP 복원 상황에 대해서는 “우리는 성실하게 다 파괴해 복원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우리는 튼튼한 구조물을 아예 완전히 파괴했고, 북한은 흉내만 냈다”고 지적했다.

북한 GP는 지하에 거미줄 같은 갱도가 구축돼 있고 지상에는 감시소만 노출돼 있었던 반면, 우리 군 GP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었다.

신 장관은 북한 파괴 GP의 지하시설이 보존돼 있다고 판단하는 근거를 묻자, “(병력을) 바로 투입했다는 것은 지하에 지낼 수 있는 시설이 있다는 것 아니겠냐”며 “다 파괴했다면 지금 다시 공사를 해야 하는데 공사 징후는 없다”고 답했다.

◇ 김정은 ‘대사변 일방적 결행 안 해’ 발언에 “수세적” 평가

신 장관은 북한 김정은이 군사공장 현장지도 때 ‘압도적 힘에 의한 대사변을 일방적으로 결행하지는 않겠지만, 전쟁을 피할 생각 또한 없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근래에 보기 힘들 정도로 수세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은 발언은 일반적인 국가와 마찬가지로 전쟁을 먼저 시작할 생각은 없고 공격당하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뜻으로, 2022년 9월 ‘국가핵무력정책법’을 제정하면서 핵 선제타격 의사를 표명할 때와 비교하면 수세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이 수세적으로 바뀐 배경에 대해 “북한이 핵 드라이브를 걸었는데 자신이 원하는 상태와는 정반대의 상황이 전개됐다”며 “한미동맹은 멀어지기는커녕 더 강력해지고 핵협의그룹(NCG)까지 출범하고 한미일 안보 협력이 튼튼해졌다”면서 윤석열 정부가 ‘3축 체계’를 강화하고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일관되고 발신한 것도 영향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신 장관은 다만 “겉으로는 수세적으로 보이지만, 그것이 진짜인지, 도발에 앞서 기만하는 것은 아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우리 군은 후자의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ojun@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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