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마지막 우승 연도…BIFF 광장 걸으며 지지 호소
韓 “총선 반드시 이겨 산업은행 이전…긴급의료 특혜에 국민 분노”
(서울·부산=연합뉴스) 이유미 김철선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을 찾아 4월 총선에서의 지지를 호소했다.
비대위 출범 이후 전국을 순회 중인 한 위원장이 1박 2일 일정을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요동쳤던 부산 여론을 다독이는 동시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서울 헬기 이송에 비판적인 지역 민심을 파고들려는 다목적 포석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왔다.
한 위원장은 이날 저녁 흰색 맨투맨 셔츠에 회색 코트 등 격식 없는 차림으로 자갈치시장을 방문, 조경태·서병수 등 국민의힘 부산 지역구 의원들과 만찬을 했다. 회와 매운탕 등 해산물이 메뉴로 나왔다.
한 위원장이 입은 맨투맨 셔츠에는 큼지막하게 ‘1992’라는 숫자가 파란색으로 적혀있었다. 1992년은 부산 연고 프로야구팀 롯데 자이언츠의 가장 마지막 우승 연도로, 야구를 특히 좋아하는 부산 민심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식사를 마치고 남포동 부산국제영화제(BIFF) 광장까지 약 30분간 걸으며 부산 시민들을 만났다. 쏟아지는 지지자들의 셀카 요청에 응하고, 부산 명물 간식 씨앗호떡을 사 먹기도 했다.
한 위원장을 둘러싸고 BIFF 광장 사거리를 가득 메울 만큼 인파가 몰렸다. 경찰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오를 이루며 한 위원장에게 접근하는 군중을 막았다.
한 위원장 차량 탑승 전 의자에 올라 지지자들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시민들에게 향해 “저와 우리 국민의힘은 부산을 대단히 사랑한다. 앞으로 부산에 더 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 인사말에서도 “부산을 너무나 사랑한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부산에서 두 차례 살았던 경험이 있다고 했다.
검사 시절 민주당 정권에서 좌천되고 부산에서 생활했을 당시 이야기를 꺼내면서 “괜히 센 척하는 것이 아니라 부산이었기 때문에 그 시절이 참 좋았다. 그때 저녁마다 송정 바닷길을 산책하고, 서면 기타학원에서 기타를 배우고, 사직에서 롯데 야구를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가덕도 신공항의 조기 개항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북항 재개발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분명히 약속했다”며 “거기에 비대위원장인 내 약속을 더한다.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 이걸 완성하기 위한 산은법 개정을 이번 국회에서 어떻게든 우리가 통과시켜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아마 반대할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총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4월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보란 듯이 제일 먼저 그 산은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다짐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 헬기 이송과 관련한 발언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부산에서 흉기로 습격당한 이후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헬기 이송돼 수술받고 입원해 있다가 이날 퇴원했다. 이를 놓고 지역 의사회 등에서 특혜 및 지역의료 홀대 등 비판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한 위원장은 부산 방문에 앞서 참석한 경남도당 신년인사회 뒤 기자들과 만나 “사건이 일어났을 때부터 이 대표의 쾌유와 범인의 엄중한 처벌을 강조했다”며 “그런 기조하에 이송 등 논란에 대해 최대한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건설적 논의가 나올 수 있다. 응급의료체계와 긴급의료체계의 특혜 등 여러 가지 구멍에 대해 국민이 보고 분노하는 것 같다”며 “우리는 이것으로 이 대표나 민주당을 비난하지 않고, 더 나은 체계를 갖추기 위한 정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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