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초미세먼지 종합대책…공기순환설비 개량·자갈철로 교체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서울 지하철 승강장에 국내 최초로 강제 배기시설을 도입한다.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공기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자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지하철 초미세먼지 종합대책을 수립했다고 10일 밝혔다.
공사는 그동안 부분적 설비보강에 그쳤던 지하철 공기질 관리를 넘어 역사 내 관여하는 모든 시설물을 포괄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이번 대책에 담았다.
터널∼승강장∼대합실을 아우르는 공기 순환의 전 과정을 개량하고 고도화해 현재 ㎥당 평균 38.8㎍인 지하철 역사 초미세먼지 농도를 2026년까지 법적 관리기준(㎥당 50㎍)보다 낮은 32㎍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선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터널은 환기설비, 선로 등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 근본적인 발생을 줄인다.
지하철 터널 678곳 중 259곳에 설치된 노후 환기 설비를 전면 개량해 터널 급배기량을 늘리고 선로에 깔린 자갈이 진동해 먼지·분진이 일어나지 않게 131.5㎞의 자갈 철로를 콘크리트로 차례로 바꿔나간다.
승강장은 공기 정체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상승하지 않게 배기시설을 도입하고 기존에 운영 중인 공기 순환설비를 손본다.
구체적으로 실내에 정체된 공기를 승강장 하루 선로에서 정화해 내보내는 강제 배기시설을 국내 최초로 설치한다. 지난해 말 1호선 종로5가역에 10대를 시범 적용한 데 이어 올해 12.5곳(상선을 이미 설치한 종로5가역은 하선만 설치), 2025년 12곳, 2026년 9곳 등 초미세먼지가 취약한 34곳에 차례로 도입한다.
강제 배기시설을 설치하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기존 대비 20% 이상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24개 역은 공기조화기· 송풍기 등 역사 내 노후 공기 순환설비를 개량한다. 공기 순환설비는 승강장과 대합실에 쾌적한 공기를 공급하고 내부 오염공기를 배출하는 장치로 올해 4개 역을 시작으로 2025∼2026년 해마다 10개 역씩 교체한다.
신발 등에 묻은 외부먼지가 승강장·열차로 유입되지 않게 대합실 게이트 앞 바닥에는 미세먼지 흡입매트를 설치한다. 인근에 산, 유원지, 공원이 있어 흙먼지가 들어오기 쉬운 역부터 시범 설치해 점차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실내로 쾌적한 공기가 유입될 수 있도록 역마다 설치된 1㎞ 길이의 공기통로 청소 주기는 평균 10년에서 5년으로 줄인다.
공기질 개선에는 매년 1천원씩 총 3천억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지하철 초미세먼지 농도 측정자료는 실내 공기질 관리 종합정보망(www.inair.or.kr)에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그동안 부분적으로 해오던 땜질식 대응에서 벗어나 공기가 머무는 모든 공간을 분석해 지하 역사 전반을 대상으로 마련한 첫 종합대책”이라며 “지하철 설비·시설은 물론,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도 ‘믿고 타는 서울지하철’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공기질 개선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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