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가 온다면 완전히 초토화해 버릴 것”
8~9일 중요 군수공장 현지지도…단거리미사일 발사대 차량 생산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반도에서 압도적 힘에 의한 대사변을 일방적으로 결정하지는 않겠지만 전쟁을 피할 생각 또한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8∼9일 중요 군수공장을 현지지도한 자리에서 “대한민국 족속들을 우리의 주적으로 단정”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그는 특히 “대한민국이 우리 국가를 상대로 감히 무력 사용을 기도하려 들거나 우리의 주권과 안전을 위협하려 든다면, 그러한 기회가 온다면 주저 없이 수중의 모든 수단과 역량을 총동원해 대한민국을 완전히 초토화해 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우리와의 대결 자세를 고취하며 군사력 증강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적대국과의 관계에서 우리가 제일로 중시해야 할 것은 첫째도, 둘째도 자위적 국방력과 핵전쟁 억제력 강화”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계속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하겠다”고 주문한 데서 나아가 군사적 위협을 한껏 고조시킨 것이다.
김 위원장이 우리나라를 일컬어 ‘주적’이라고 직접 단정한 것도 이례적이다. 그는 지난 2021년 10월 국방발전전람회 연설에서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연말 전원회의에서 천명한 대로 남북관계가 ‘적대적 두 국가’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근 80년이라는 장구한 세월 우리 정권과 체제를 뒤집자고 피눈이 되어 악질적인 대결사만을 추구해온 대한민국이라는 실체를 이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규제해야 할 역사적 시기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주요 군수공장들이 중요무기체계 생산에 새 기술을 적극 받아들이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하고, 제1선대연합 부대들과 중요미사일 부대들에 대한 신형무장장비 배비 계획을 훌륭히 집행해 나가는 데도 만족을 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는 “더 많은 무기전투기술기재들을 생산할 수 있는 발전된 생산공정 확립과 부단한 생산능력 확장, 혁신적인 개건현대화 목표 실행을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적극 다그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군수생산 조직에서 드러나는 ‘일련의 결함’도 지적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이 무기 생산 증대를 강하게 독려하고 있으나 현장 상황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통신이 배포한 사진에는 김 위원장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이동식 발사대 차량 등이 수십대 진열된 공장에서 간부들에게 지시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체형에 600km 사거리인 KN-24의 발사 차량으로 보인다”면서 “남쪽 한반도 전 영역을 커버하는 전술핵탄두 탑재 무기로 전원회의에서 강조했던 남조선 영토 평정 발언과 관련된 무기”라고 설명했다.
이날 방문에는 조춘룡·김재룡·오수용 당비서과 함께 강순남 국방상,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 김여정 당 부부장, 장창하 미사일총국장 등 국방 분야 주요 인사들도 자리했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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