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TCL과 하이센스가 세계 최대 가전,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나란히 인공지능(AI) TV 신제품을 공개했다. 전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AI TV 시대’ 개막 선언에 대한 반격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중국은 저렴한 가격 뿐만 아니라 거대한 인구를 바탕으로 한 빅데이터로 AI 개발에서도 ‘물량공세’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적극적인 제재에도 멈추지 않는 중국의 AI 공세에 한국 테크업계가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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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 시간) TCL과 하이센스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미디어데이에서 AI 프로세서를 적용한 신제품 TV를 공개했다. 두 기업 모두 AI 칩셋을 자체 제작했다는 점을 강조한 점이 의미심장하다. TCL은 자체 AI 프로세서인 AiPQ S5·Q6를 선보였고 하이센스는 ‘엔진X’를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AI 성능을 대폭 개선한 차세대 프로세서 ‘NQ8 AI 3세대’와 ‘알파 11 프로세서’를 공개한 데 대한 중국의 대답이다.
TV의 AI 프로세서는 영상과 음성을 원본 화질보다 개선해 더욱 선명하고 또렷하게 전하는데 목적을 둔다. 4K는 물론 8K TV 시대가 열렸으나 4K·8K 콘텐츠는 여전히 부족하고 고용량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전송할 통신 환경의 한계도 분명하다. 이에 TV·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은 AI를 활용한 ‘업스케일링’ 기술로 기존 FHD·HD 영상을 4K·8K로 개선하고 있다. 패널에만 머물던 화질경쟁 요소가 AI 기술력으로 확장된 셈이다.
중국은 AI는 물론 패널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업체들과 격차를 좁히고 있다. 삼성전자가 QLED, LG전자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로 프리미엄 TV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TCL과 하이센스도 미니LED로 고급형 시장을 공략하는 형편이다.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LCD 패널 시장은 이미 중국에 빼앗긴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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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판매량 기준에서 한국의 글로벌 TV 시장 1위가 위협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는 총 3630만 대의 TV를 출하했다. 2위는 하이센스로 2700만 대, 3위는 TCL로 2620만 대를 기록했다. LG전자는 2291만 대로 4위에 그쳤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출하량이 전년 대비 각각 9.8%, 7.4% 줄어드는 동안 하이센스와 TCL 출하량이 각각 12.4%, 16.3% 증가했다는 점이 불안요소다.
중국의 AI 역습은 TV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TCL은 AI를 탑재한 확장현실(XR) 스마트 글라스 ‘레이 네오 X2 라이트’도 선보였다. 이 기기 역시 자체 AI인 ‘레이네오 AI 시스템’을 사용한다.
스테판 스트레이트 TCL 모바일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AI 챗봇 ‘페이페이’를 적용해 비서처럼 사용자의 일거수일투족을 도와준다”고 강조했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가 다음주 공개하는 갤럭시S24 시리즈처럼 8개 언어에 대한 실시간 번역을 지원하고 투명 마이크로 LED 화면에 증강현실(AR)로 길을 안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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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업계는 중국의 빠른 발전에 TV는 물론 AI 전반에서 한국이 밀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중국은 영상과 개인정보 빅데이터 분야에서는 미국에 비견되는 세계 최강국으로 꼽힌다. 13억에 달하는 인구를 지닌데다 개인정보보호 필요성이 적은 탓이다. AI에서도 ‘인해전술’로 기술격차가 좁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은 AI 연구와 가동을 위한 반도체 수출을 막으며 중국을 압박 중이지만 미국의 ‘대 중국 봉쇄망’에도 한계는 분명하다. 엔비디아는 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 ‘RTX 4080 슈퍼’를 공개했다. 최근 최상급 GPU인 4090의 중국 수출이 막히자 제재를 피할 수 있도록 성능을 조절한 제품이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A100·H100 등의 중국 수출이 차단당하자 A800·H800 등 중국 맞춤형 제품을 만들기도 했다. 중국의 거대한 수요를 놓칠 수 없는 기업들이 제재의 그물망을 피해가기 위해 내놓는 대안에 규제 입법이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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