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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1월] 삼성전자, ‘이재용 사법리스크’ 넘을 대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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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보름 남짓 남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다시 ‘영어의 몸’으로 되느냐 여부가 결정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오는 26일 ‘제일모직-삼성물산의 부당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재판의 1심 선고가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날지 주목된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지만 자신의 지분은 적었던 삼성물산 주가를 낮춰 부당하게 제일모직과 합병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회장이 삼성물산을 향한 지배력을 강화하고자 합병 과정에서 자신의 지분이 많은 제일모직 주가를 의도적으로 높였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분식회계로 높였다는 의심도 샀다. 결국 삼성물산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다른 주주들이 손해를 입었다는 게 공소사실의 요지다.

반면 이 회장은 재판에서 두 회사의 합병이 합리적 경영 판단의 일환이며 합병 뒤 성과도 좋았다고 맞섰다. 또 지배구조의 투명화와 단순화라는 사회적 요구에도 부응하는 것이었다며 무죄를 주장한다.

이번 재판의 한 축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대표기업으로 우뚝 솟았다는 점에서도 이 회장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는 시각도 많다.

앞서 이 회장은 국정을 농단한 비선 실세에게 경영 승계를 잘 봐달라는 취지로 뇌물을 건넸다는 혐의로 이미 1년 6개월의 수감생활을 겪었다.

그런데 이번에 또 경영 승계와 관련한 문제로 다시 감옥에 갈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결국 이 회장은 오너 경영체제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10년가량의 세월 동안 사법 리스크를 짊어지게 셈이다.

담당 재판부로서는 이번 이 회장 재판을 놓고 머리가 터질 노릇일 수밖에 없다. 수사 기록만 20만 페이지에 이른다고 한다. 이 회장이 2020년 9월 기소된 뒤 지난해 11월 검찰 구형이 이뤄지기까지 3년 2개월이나 걸릴 정도로 재판에서 검토해야 할 내용이 많았다.

그만큼 삼성이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삼성의 경영체제는 우리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남다르다. 재계 서열 1위인 삼성의 경영체제는 한국 사회에 이모저모로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삼성은 이병철 창업회장이나 이건희 선대회장의 강력한 오너경영 체제로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산업화 시대에 삼성은 오너 경영인의 리더십에 따라 먼 미래를 바라보는 투자와 기술개발로 오늘날의 위상을 일궈냈다.

그 과정에서 불법과 탈법도 있었지만 엄청난 성과 아래 그것들은 사회적으로 암암리에 용인됐다. 오너 경영체제의 장점이 단점을 완전히 덮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고 삼성을 향한 사회적 잣대는 이전보다 더욱 엄격해졌다. 이제 결과가 과정을, 경제적 명분이 절차적 정당성을 이기는 세상이 더 이상 아니다.

이 회장 역시 결심 공판 최후 진술에서 “대한민국 1등 기업, 글로벌 기업에 걸맞게 더 높고 엄격한 기준과 잣대로 회사에 있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반성했다. 중요한 회사 일을 처리하면서 한 번이라도 더 신경 쓰고 더욱 신중하게 살펴봤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였던 것 같다고 후회했다.

이 회장이 법정에 서게 된 것은 오너 경영체제의 장점만 바라봤을 뿐 그 밖의 이해관계자를 비롯한 사회의 시선과 절차적 정의를 제대로 고려하지 못했던 탓이라고도 볼 수 있다.

오너경영인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 휩싸인 사이 삼성은 10년 동안 제자리걸음에 머물러야 했다. 메모리반도체는 여전히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업황에 따른 등락을 반복하며 예전의 초격차가 사라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HBM3(고역폭메모리)의 모습. 삼성전자는 고대역폭 메모리 사업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리는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 홈페이지>

시스템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은 글로벌 경쟁자들 사이에서 끼인 신세가 되어 미래를 밝게 보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 이렇다 할 새 성장동력도 마련하지 못했다.

이 회장 1심 재판의 선고가 어떤 식으로 나오든 대법원 확정판결까지는 최소 2~3년의 세월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정학적 위험이 갈수록 커지는 엄혹한 글로벌 산업 환경에서 오너 경영체제의 사법 리스크가 더 길어진다면 삼성의 미래는 더욱 불확실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번 재판의 선고가 어떻게 나오든 이 회장은 삼성의 경영체제를 새로 재정비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의사결정의 위험을 줄이고 절차적 정당성은 갖추는 이사회 중심의 경영체제로 실질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삼성은 현재 형식적으로는 이사회 중심의 경영 체제를 갖춰놓긴 했다. 하지만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 놓이는 동안 이렇다 할 대규모 투자를 하지 못한 점을 볼 때 삼성은 여전히 강력한 오너 중심 경영체제의 기업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삼성을 위해서도, 우리나라 경제를 위해서도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 오너 경영의 장점은 살리면서도 사회적, 사법적 문제가 불거지지 않을 투명한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보다 깊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이 문제는 이 회장이 감옥에 가느냐, 마느냐의 문제 이상으로 우리 사회에 중요한 일이다. 박창욱 산업부장’부국장

비즈니스포스트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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