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담임교사가 제자들과 했던 약속을 기억하고 극적 만남이 이뤄져 감동을 주고 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20년 전 약속, 다들 기억할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20년 만에 만나는 교사와 제자의 이야기가 담긴 영상 캡처본이 있었다.
영상 캡처본에 따르면 2004년 6학년 2반 담임교사 이장규 씨는 졸업식 날 학급 제자들에게 “2024년 1월 1일 오후 1시 영암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만납시다”라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그로부터 20년 후 약속 전날인 2023년 12월 31일 제자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이 씨와의 만남을 기대했다. 한 제자는 “애들 진짜 올까? 많이 왔으면 좋겠다. 떨린다”며 전남 영암에 위치한 영암초등학교로 향했다.
만남의 시간이 다가오자 학교 운동장에는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교사에게 건넬 롤링페이퍼를 작성하고 학급 신문을 보며 학창 시절을 회상했다. 곧이어 제자들이 “뭐야 정말 선생님이야?”라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때 이 씨가 등장, 제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인사를 나눴다. 그는 “잘 있었냐. 다 한가해서 이렇게 많이 왔냐”며 “전체적으로 다 옛날엔 촌년들이었는데 나만 늙어버리고 다 좋아졌다”며 흐뭇해했다.
어느새 훌쩍 자라 33세가 된 제자들을 보며 이 씨는 “너희들이 그렇게 바쁜지 몰랐다. 생각해 보면 나도 30대 때 제일 바빴다. 누구랑 결혼할 건지도 바쁘고 챙길 사람도 많지 않냐. 근데 그때 만나자고 하면 누가 만나겠냐. (너희 만날 생각에) 잠이 안 오더라”고 털어놨다.
이 씨는 “구례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공모 교장으로 있다가 올해가 임기 마지막 해여서 3월부터는 다시 선생님으로 돌아갈 생각”이라고 근황을 전하며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한 제자들과 영상통화를 하며 추억을 곱씹기도 했다.
감동적인 재회 장면을 영상으로 담은 A씨는 “20년 후에 만나자고 했던 이 약속을 잊지 않고 간직해 온 선생님과 친구들”이라며 “덕분에 2024년 새해에 동화 같은 일을 경험했다. 20년 전에 묻어뒀던 보물을 찾은 듯한 느낌에 아직도 가슴이 벅차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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