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족을 잃고 취재와 보도를 이어가던 와엘 다흐두 알자지라 가자지국장의 또다른 아들이 이스라엘 표적 공습에 의해 숨졌다. 살해된 그의 아들 역시 알자지라의 기자였다. 앞서 다흐두 지국장의 배우자와 아들, 딸, 손자 등 가족 12명이 지난 10월25일 이스라엘 공습에 의해 숨졌다.
알라지라 등은 지난 7일(현지시간) 와엘 다흐두 지국장의 아들인 함자 다흐두 사진기자와 무스타파 투라야 영상기자가 이스라엘의 표적 공습에 의해 숨졌다고 밝혔다. AFP에 따르면 두 발의 로켓이 이들이 타고 가던 차의 앞부분과 조수석에 탄 함자 다흐두 기자를 향했다.
사망한 두 기자는 모두 20대로,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이스라엘 공습 피해를 입고 난민이 된 민간인을 인터뷰하기 위해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사망했다. 뒷좌석에 앉았던 하젬 라자브 기자는 중상을 입었다.
알자지라는 이스라엘의 표적 공습을 규탄하는 입장문을 내고 “무스타파와 함자가 가자지구에서 임무를 수행하러 가던 중 암살당했다는 사실은 점령군이 면책되지 않도록 즉각 법적 조치를 취할 필요성을 재확인시켜준다”고 밝혔다.
지난달엔 다흐두 지국장 본인도 한 학교에서 이스라엘 공습 피해를 입어 동료 기자가 숨지고 그는 다쳤다. 다흐두 지국장은 가족과 동료가 사망한 뒤 하루 만에 방송에 복귀했다.
다흐두 지국장은 이번에도 아들의 장례를 마치고 곧바로 취재와 보도 업무에 복귀했다. 그는 “우리는 다른 순교자들의 서약을 존중하고, 그들의 길을 계속 갈 것이다. 우리의 피로 이 땅을 적셔도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를 움직이는 것은 인간애이고, 우리의 적을 움직이는 것은 죽음과 증오”라고 밝혔다.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이스라엘-가자 전쟁의 첫 10주 동안 역사상 어느 나라의 저널리스트보다 많은 수의 저널리스트가 한 해 동안 살해됐다”고 밝혔다. CPJ의 셰리프 만수르 중동·북아프리카 코디네이터는 “이스라엘군의 총격에 의해 계속되는 언론인과 가족 살해는 중단돼야 한다”며 “함자 알 다흐두와 무스타파 투라야의 살해 사건은 독립적으로 조사돼야 하며 그 배후에 있는 이들은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미디어 통신은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사망한 팔레스타인 언론인이 109명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비영리 언론단체인 PJS(Palestinian Journalists’ Syndicate)는 지난 5일 기준 가자에서 사망한 언론인이 102명이라고 밝혔다. 국제기자연맹(IFJ)은 전쟁이 시작된 지난해 10월7일 이후 가자에서 숨진 언론인이 75명에 달한다고 밝혔으며 이에 따르면 사망률이 7.5%라는 해석이 가능한데, 과거 2차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베트남전과 걸프전 등에서 미군의 사망률(0.06~1.8%)을 크게 넘어서는 수치라는 설명이다.
알자지라의 미디어평론가 사나 사이드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언론인 학살에 대한 모든 서방 언론인과 뉴스조직들의 침묵은 21세기 서방 저널리즘의 유산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트위터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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