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차장 ‘후임 인선 논의 문자’에 “개인 일탈…공수처 개입 안돼”
“유병호 출석불응에 ‘수사 기법은 수사팀 결정’이라더니…반면교사 삼아야”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국민권익위원회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김진욱 처장과 여운국 차장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후임 공수처장 인선을 논의한 것과 관련, 이런 행위가 부패 행위와 청탁금지법 위반 등에 해당한다며 이들이 권익위에 출석해 조사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승윤 권익위원장 직무대행은 8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공수처장과 차장은 임기를 마치기 전까지 개인 자격으로 권익위에 출석해서 성실하게 조사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 직무대행은 “공수처장과 차장은 앞서 여러 차례에 걸친 권익위의 면담 조사 요구에 계속 불응한 데 이어 오늘 10시로 예정된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수처장과 차장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은 공직자의 인사청탁에 관한 사항으로, 부패방지법(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부패 행위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청탁금지법 및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에 해당할 소지가 있는 행위”라고 했다.
또 “공수처는 해당 문자메시지가 공수처장 후보에 대해 사적으로 의견을 교환한 것에 불과하다고 해명했지만, 문자 내용의 구체성과 중요성, 그리고 문자를 주고받은 장소와 시간 등에 비추어 피신고자들의 해명을 믿는 국민은 거의 없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 처장과 여 차장은 지난해 11월 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문자를 주고받으며 후임 공수처장 인사를 논의해 논란을 빚었다. 권익위는 이들에 대한 부패 신고를 접수하고 조사를 진행해왔다.
정 직무대행은 아울러 “이번 조사는 공수처라는 국가기관의 법 집행 위법 여부를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기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개인들의 일탈 여부를 조사하는 사안인 만큼, 공수처가 이번 조사에 개입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수처장과 차장은 자신들도 부패방지법상 공직자에 해당한다는 점을 명심하고 다른 공직자들과 동일하게 권익위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정 직무대행은 “권익위 면담 조사가 근거 없다는 식으로 법을 왜곡하는 공수처의 행태에 우려를 표한다”며 “공수처는 이전에 감사원 유병호 사무총장의 출석 요구 불응에 대해 ‘수사 기법은 원칙적으로 수사팀이 결정하는 것이고 수사받는 분이 이래라저래라할 사항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는데, 공수처장과 차장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공수처는 과거 특정 조사 피의자를 소환조사하면서 관용차를 제공하는 ‘황제 조사’, ‘특혜 조사’ 의혹을 야기했는데, 권익위에 이와 유사한 특혜를 기대해선 안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ms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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