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안전진단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울산 동구 방어진 국민아파트 주민에 대한 이주 대책이 마련됐다.
울산 동구가 붕괴 위험 진단을 받은 방어진 국민아파트의 주민에게 이주 비용으로 재난관리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울산 동구에 따르면 1984년 3월 준공한 5층 규모 방어진 국민아파트는 지난해 5월 정밀안전진단에서 최하위인 E등급을 받았다.
E등급은 건물의 주요 부재의 심각한 결함으로 시설물 안전에 위험이 있어 즉각 사용을 금지하고 재건축해야 하는 상태를 말한다. A 등급이 가장 안전하고 E 등급으로 갈수록 안전성이 떨어진다. A~C 등급은 유지 보수, D 등급은 조건부 재건축, E 등급은 재건축 사업이다.
실제 아파트 외벽 중간 부분이 U자 형태로 휘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 복도나 외부에도 실금이 가 있으며 건축물 보강재엔 녹이 슬어있다.
울산 동구는 아파트 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서 수차례 안전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지난해 9월 방어진맨션이 ‘구조안전 위험시설물’임을 알리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울산 동구는 아파트 입구 외벽에 동구청장 명의로 ‘구조안전 위험시설물 알림’이라고 쓴 안내문도 게시했다.
이와 관련해 임채윤 울산 동구의회 의원은 지난해 10월 임시회에서 아파트 주민에 대한 이주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당시 임 의원은 “동구는 방어진 국민아파트 입주민들에게 이주비와 임대주택 융자 등을 지원하겠다고 하지만 이주 시급성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주민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면서 “이 아파트에는 고령자 세대가 많아 이주 이후의 생활 유지도 쉽지 않고, 개인의 경제적 여건과 전세금 반환 문제 등이 얽혀 지금 당장 아파트를 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울산 동구는 50여 가구의 이사 비용으로 재난관리기금 5억 6000만 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재난관리기금은 재난 예방과 복구에 따른 비용 부담을 위해 광역, 기초 지자체가 매년 적립해 두는 법정 의무 기금이다. 재난및안전관리기본법 시행령에 따르면 이 돈은 안전문제 예방을 위한 이주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울산 동구는 이 돈을 올해 연말까지 모두 쓸 방침이다.
현재 14가구 주민이 이주에 동의했고 30가구는 이주 여부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는 아파트를 재건축하려면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지난달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의해 주민 이주 공간을 별도로 확보했다.
임 의원은 위키트리와의 통화에서 “붕괴 위험에 노출된 주민의 안전을 확보하는 방안이 마련돼 기쁘다”라면서 “동구가 주민이 경제적인 문제로 이사를 하기 어려운 상황힘을 고려해 재난관리기금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동구가) 주민들의 이주 조건을 만들어줘서 의미있으나 기초수급자나 독거노인인 주민에 대해서 ‘방어진 국민아파트’를 매입해 평가금액을 측정해 지불한 뒤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더 나은 보금자리를 꾸밀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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