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출신 첫 여성 보훈장관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채윤환 김준태 기자 = 강정애(67) 국가보훈부 장관은 3일 “유리천장을 없애는 것이 미래 대한민국 발전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이날 용산 서울보훈지청 청사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리천장은 단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민간 출신 첫 여성 보훈장관이기도 한 그는 취임 후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응했다.
다음은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과 일문일답.
— 국가보훈부 장관으로서 향후 비전과 목표는.
▲ ‘국민 통합의 미래 보훈 그릇’을 만드는데 저의 전문성을 최대한 쏟아붓고 싶다. 인사·조직·경영 분야 경험을 바탕으로 보훈가족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국민통합보훈’ 정책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 단지 과거의 역사, 인물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많은 군인, 경찰, 소방관 등 제복 근무자를 예우하는 ‘일상 속의 보훈 문화’를 정착시키겠다.
— 숙명여대 총장을 역임한 여성계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 여성의 사회생활을 제약하는 유리천장이 존재한다. 유리천장은 단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성화되면 일과 결혼생활, 육아 등의 사회적인 여건이 조성되고 자연스럽게 저출산 문제 등이 해결되는 실마리가 제공될 것이기에 유리천장을 없애는 것은 결국 미래 대한민국 발전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 ‘독립유공자 전수조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거짓 공적으로 유공자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어서는 안 된다. 보훈부는 2019년부터 독립유공자 공적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현재 조사대상자 1만5천180명 중 25%가량인 3천800명 조사를 완료했다. 허위·중복 등의 사유로 20명의 서훈을 취소했고, 유족이 아닌 걸로 확인된 4명의 유족 등록을 취소했다. 반대로 국외 이주 등 사유로 확인하기 어려웠던 유공자를 확인해 윤동주 등 219명의 가족관계등록부도 창설했다.
—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의 서훈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사회주의 독립운동가도 그 공적에 걸맞은 예우를 받게끔 공적을 폭넓게 인정하면서도, 향후 광복 이후 사회주의 활동 등 행적 불분명 논란이 있는 경우 명확한 조사 후 포상하도록 심사기준을 개선하겠다.
— 육군사관학교가 홍범도 흉상을 보훈부 산하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제시했는데.
▲ 육사와 국방부의 문제를 보훈부가 먼저 나서서 해결하려는 건 적절치 않다고 본다. 국방부에서 보훈부에 공식적으로 흉상 이전 요청을 해 온 것은 없다. 요청이 온다면 신중하게 잘 검토할 생각이다. 홍범도 장군은 독립전쟁의 영웅으로서 건국훈장을 받은 독립유공자이기에, 최대한 잘 예우할 수 있는 방향이 돼야 한다.
— 이승만 전 대통령이 올해 1월의 독립유공자로 선정된 것이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 한 인간의 평가는 있는 그대로, 사실대로 해야 한다. 어느 한 인간도 완전무결하진 않다고 생각한다. 이승만은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이었으며 정부수립 이후에도 초대 대통령으로 재임해 독립유공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 야당이 주도하는 ‘민주유공자법’에 대한 견해는.
▲ 여야 정치인들이 국민을 대표해 토론하고 합의해야 하는데 야당 단독으로 처리된 부분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또 민주화운동에 따른 피해로 보상을 받는 사람과, 국민이 존경하는 민주유공자를 인정하는 것은 엄연히 차원이 다르다. 다양한 사건 중 어떤 사건을 ‘민주유공’으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우선 이뤄져야 한다.
— 국립서울현충원이 국방부에서 보훈부로 이관된다.
▲ 국립서울현충원은 일상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전임 장관의 현충원 재창조 추진 방향이 일리 있다고 본다. 국민들의 의견을 파악하고 수렴해 추진하겠다.
— 신년사에서 보훈외교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보훈외교는 정치·외교적 측면만이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측면에서도 우방국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네트워크가 될 수 있다. 6·25 참전국 중에도 보훈부가 있는 나라들이 있는데, 이들을 초청해 보훈부 장관 회의를 열고자 하는 계획이 있다.
readin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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