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방위대피소에 비상용품·아리수 구비…”유비무환 자세로 비상사태 준비”
“여러 준비 상반기 마칠 것”…서울시, 작년 모든 자치구 특별교부금 지원
(서울=연합뉴스) 최윤선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3일 북한의 ‘남한 평정’ 공언 등 적대적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민방위대피소를 찾아 유사시 시민안전 확보를 위한 비상사태 대비 상황을 점검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지하철 7호선 건대입구역 민방위대피소를 차례로 방문해 시설물·비상용품 등 관리 상황에 대한 현장점검에 나섰다.
서울시 내 민방위대피소는 3천여 곳으로 응급처치함·손전등을 비롯한 10여 개의 비상용품과 생존에 필수적인 병물 아리수가 비치돼 있다.
이번 점검은 비상 상황 발생 시 대피소가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지 사전에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 시장을 비롯해 김경호 광진구청장, 김명오 서울시 비상기획관 등이 참석했다.
오 시장은 먼저 광진구 아파트를 찾아 김 구청장으로부터 대피소 현황 설명을 듣고 야광 표지판과 병물 아리수 등의 관리 현황을 점검했다.
오 시장은 연일 이어지는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와 장·단거리 미사일 도발 등으로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유사시 시민들이 비상용품을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비상 대비 물자와 병물 아리수를 규정대로 잘 관리해줄 것을 자치구 등에 당부했다.
이어 지하철 7호선 건대입구역으로 이동해 서울교통공사 비상계획처장으로부터 현황 브리핑을 받고, 라디오·조명등·구급함 등으로 구성된 대피소 비상용품함 내용물을 꼼꼼히 살폈다.
오 시장은 “최근 북한에서 전해오는 메시지가 심상치 않다 보니 시민 여러분이 안심하실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준비를 차근차근히 해 올해 상반기 중에 마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시 아파트 지하공간 및 지하철로 대피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물품을 비치하는 것으로 시작해 이번 달 말, 다음 달 말까지 비치가 마무리될 것”이라며 “추후 부족한 수량도 파악해 보완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현장점검에 앞서 오 시장은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려 “우리 국민 대부분이 전쟁을 경험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평화로 오인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환기하며 “서리가 내리는 것을 보면 얼음이 얼 것을 대비한다는 이상지계(履霜之戒)의 자세로 위험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김정은은 며칠 전 남북을 ‘전쟁 중인 두 교전국’으로 규정했고 ‘언제든 무력 충돌이 생길 수 있다’는 발언으로 무력 도발 긴장 수위를 그 어느 때보다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시는 지난 가을부터 대피소에 비상용품과 식수를 비치하고 있다”며 이는 “비상시 시민 여러분의 ‘생존 가능성’을 높여줄 물품”이라고 강조했다.
비상용품은 이달, 식수는 다음 달까지 준비가 마무리된다. 또 대피소는 네이버·다음 등 포털사이트나 티맵·카카오맵·네이버지도에서 검색할 수 있고 카카오톡 서울시 채널이나 국민재난안전포털, 안전디딤돌 앱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오 시장은 안내했다.
북한은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남북관계를 ‘적대적이고 교전 중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대남노선 전환을 선언했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유사시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물리적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남조선(한국)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라고 제시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따른 교훈과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따른 시민 불안을 해소하고자 25개 자치구에 특별교부금을 지원해 비상용품과 병물 아리수를 비치해 화재나 재난 발생 시에 시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시켰다.
ys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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