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줄어든 학령인구로 인해 신규 교사 선발 규모가 감소한 것에 이어 교권침해의 심각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교대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 10개 교대 및 3개 초등교육과의 수시 이월 인원은 총 750명으로, 지난해(507명) 대비 약 48%(243명) 증가했다.
수시모집 대비 미등록 비율은 30.9%로 집계돼 지난해(20.6%)와 비교해 약 10.3%p 늘은 것으로 파악됐다.
수시 이월은 수시에서 선발하지 못한 인원을 정시 전형으로 넘겨 뽑는 것으로, 이월 인원이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대학이 수시모집에서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한 것을 뜻한다.
13개 교대 가운데 이월 인원이 가장 많이 이뤄진 곳은 경남 진주교대(150명)로 조사됐다. 진주교대는 수시에서 208명을 모집했지만 최종 등록 인원은 58명에 불과했다.
교대 중 입결이 가장 높은 서울교대는 미등록 인원이 지난해 83명에서 올해 149명으로 약 79.5% 증가했다. 올해 서울교대 수시 모집인원은 185명이었으나, 36명만 등록을 확정해 미등록 비율이 80.5%로 집계됐다.
전북 전주교대와 강원 춘천교대의 미충원 인원도 각각 81명, 118명으로 지난해 대비 23명, 74명 증가했다. 인천 경인교대의 미충원 인원은 105명으로 지난해 보다 무려 3.3배 늘었다.
반면 부산교대(8명), 광주교대(9명), 청주교대(31명)에서는 올해 수시 이월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4년제 대학교 초등교육과 중에서는 한국교원대(1명)와 이화여대(0명)가 감소했다.
올해 교대 수시 미등록 인원이 폭증한 원인으로 교육계와 입시계는 교사에 대한 선호도 감소를 지목했다. 지난해 교권침해 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면서 학생들 사이에 교사 인기가 떨어져 교대 진학이나 학과 선택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어렵게 출제돼 일명 ‘불수능’ 논란이 일었는데, 이에 따라 수시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맞추지 못한 학생들이 증가한 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입시계는 단순히 수능 최저 미충족만 교대 수시 이월의 원인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종로학원은 “서울교대 수시 총 선발인원이 단 20%라는 것은 최상위권 학생들은 서울교대에 가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일반대와 동시에 합격했을 때 교대보다는 일반대를 선택하는 기조가 명확하게 보이는 등 전반적으로 최근 교대 기피현상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정시 합격점수 하락도 예상됐다. 종로학원은 “정시에서도 추가합격으로 인한 연쇄적 이동 현상이 지난해보다 더 커질 수 있다”며 “추가합격 규모가 커질수록 합격선 하락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저출생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이 첫 30만명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지역 입학 대상자는 국·공·사립학교를 모두 더해 5만9492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대비 약 10% 급감한 수치다.
서울 초등학교 취학 대상자는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5만명대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전국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동은 30만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0일 기준 올해 취학 대상 아동은 41만3056명이다. 일반적으로 실제 3월에 입학하는 아동은 취학 대상 아동의 90% 안팎인데, 이로 인해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은 30만명대 중후반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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