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앞에는 내용증명 등기우편…빚 500만∼600만원
주민 “정치색 잘 드러내지 않아…조용하고 성실”
(아산=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공격한 부동산중개업자 김모(67)씨가 지난해부터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정황이 포착됐다.
3일 오전 김씨가 운영하는 충남 아산시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실은 문이 닫혀있었지만, 유리창 안으로 보이는 책상 위에는 각종 문서와 필기류, 신문 등이 놓여 있어 최근까지 영업했던 흔적이 역력했다.
은행으로부터 내용증명 등기우편이 전날부터 배달됐지만, 수취인 부재로 등기나 송달은 이뤄지지 못해 우편물 도착 안내문만 붙어 있었다.
그는 월세 50만원에 임대차 계약을 맺고 영업을 해왔는데 지난 7개월간 월세를 밀려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건물주 A씨는 “김씨가 전 건물주에게 진 빚도 160만원 있고 밀린 월세까지 합하면 빚이 500만∼600만원가량 됐다”며 “작년 연말에 연락이 와 사무실을 처분하겠다고 이야기해서 그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룸 임차나 매매, 상가주택 건물 등을 취급했는데 지난해부터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어서 거래가 성사된 것은 많이 없어 보였다”고 덧붙였다.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은 김씨가 주말에도 쉬지 않고 일했던 사람이라고 입을 모았다.
주민들에 따르면 김씨는 조용하고 소심한 성격에 평상시 간단한 인사 외에는 말수도 적고, 술도 거의 마시지 않았다.
다만 평소 가까운 지인들에게는 정부, 정당 관련 비판도 하고, 신문을 구독해서 읽거나 정치 관련 방송이나 유튜브 등을 보는 등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두고 주민들 사이에서는 김씨의 이번 범행이 경제적 어려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평소 김씨와 왕래했다는 한 주민은 “보수 성향의 신문을 자주 봤지만,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정치색을 드러내지는 않았다”며 “그냥 살기 버거우니까 정치인에 원한도 생기고 홧김에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근 상인 역시 “예전에는 부인으로 보이는 사람과 같이 일했는데 요즘엔 계속 혼자 나와 담배를 자주 피웠다”며 “조용히 일만 하는 사람이어서 소식 듣고 많이 놀랐다”고 밝혔다.
앞서 김씨는 지난 2일 10시 29분께 부산 강서구 대항 전망대 시찰을 마치고 차량으로 걸어가던 이 대표의 왼쪽 목을 흉기로 찔러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김씨가 이 대표의 방문지를 따라다닌 정황 등을 통해 이번 범행을 계획범죄로 보고 이날 오후 1시 30분께부터 1시간 30여분가량 김씨의 사무소와 자택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부산경찰청 소속 수사관 25명은 김씨가 평소 사용한 컴퓨터 등을 확보하고 휴대전화 포렌식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coo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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