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사회서 한목소리로 이재명 쾌유 기원…尹 “테러는 자유민주주의의 적”
한동훈 “올해 선거 이겨 동료시민 삶 더 나아지게”…野 지도부는 불참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류미나 곽민서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청와대 영빈관으로 5부 요인을 포함한 각계 대표를 초청해 신년 인사회를 열었다.
윤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지난 한 해에도 국민이 행복한 나라,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참석하신 모든 분께서 애써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드린다”며 “올해도 우리, 그리고 미래세대의 행복과 풍요로운 민생을 위해서 다 함께 열심히 일합시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이 자리에 참석하기로 했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께서 어제 테러를 당하셨다. 지금 치료 중”이라며 “테러라고 하는 것은 어떤 것이든 간에 피해자에 대한 가해 행위, 범죄 행위를 넘어서서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자유 사회를 지향하는 모두의 적, 자유민주주의의 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 정말 하나 된 마음으로 피해자를 위로하고 같은 마음으로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에는 김진표 국회의장·조희대 대법원장·이종석 헌법재판소장·한덕수 국무총리·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과 김한길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 기획재정위·외교통일위·국방위 등 일부 국회 상임위원장, 정부 장·차관, 경제계·노동계·종교계 대표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도 자리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한자리에서 만난 것은 한 위원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고 별다른 대화를 나누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은 행사장에 입장하며 국방위원장인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에게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인사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강원도를 지역구로 둔 한 의원에게 “아버지도 춘천에 사셨고 어머니는 홍천 분이다. 나도 핏속에 강원 피가 흐르고 있다”는 인사와 함께 비대위원장직을 잘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전날 부산 방문 도중 습격당해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당 관계자들은 참석하지 못했다.
정의당 지도부도 윤 대통령의 ‘쌍특검’ 거부권 행사 방침에 항의하는 뜻에서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해 신년 인사회에 자리했던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도 올해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어진 행사에서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위기를 기회로 극복해온 대한민국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주어야 한다”며 “국회도 대화와 타협으로 민생을 해결하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건배사를 했다.
참석자들은 신년 인사에서 이 대표에 대한 테러를 규탄하고, 쾌유를 한목소리로 기원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사법부 구성원 모두,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폭력을 용납하지 않고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재판하는 한 해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위원장도 “우리 국민의힘은 모든 폭력을 강력하게 반대할 뿐 아니라, 진영과 상관없이 피해자 편에 서서 행동하는 사람들”이라며 “우리 국민의힘과 지지자들 모두 같은 마음으로 이재명 대표의 쾌유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또 “매번 돌아오는 신년이지만 2024년은 여느 때와 많이 다르다”며 “이 나라 동료 시민의 삶을,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게 좌우할 중요한 선거가 있는 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무조건 이기고 보겠다는 승부욕보다, 이겨서 동료 시민과 이 나라 삶을 더 나아지게 할 ‘선’으로써 최선을 다하겠다”며 “그래서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지지를 구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 저는 최선을 다하겠다”며 새해 덕담을 건넸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올 한해 내각은 국민의 삶의 현장으로 더 열심히 다가가겠다”며 “국민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따뜻한 정부가 되겠다. 내각이 합심해 국정 성과 창출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장종현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은 “경제발전과 자유민주주의를 이루는 데 있어 여야가 따로 없다”며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대한민국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한마음 한뜻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새해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는 다과와 환담을 포함해 약 50분간 선 채로 진행됐다.
어려운 경제 여건을 감안해 축하 공연을 없애고, 어린이 합창단과 국방부 성악병의 애국가 제창으로 대신하는 등 간소하게 행사를 치렀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학생 과학발명품 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국지성 학생, 의식을 잃고 쓰러진 시민을 구조한 이원정 간호사와 강태권 육군 대위 등 국민대표도 행사에 초청됐다. 윤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국민대표 참석자를 직접 소개하고 참석자들을 향한 격려의 박수를 청했다.
다과 및 환담 시간에는 경제계 대표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 노동계 대표인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 이원정 간호사가 인사말을 했다.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은 “한국노총이 어렵게 사회적 대화에 복귀했다”며 “우리 사회가 공통으로 직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 특히 어려운 사람들의 불안과 위기를 해소할 수 있도록 ‘나’를 내려놓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대화에 임하겠다”고 말했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전했다.
최태원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 학계, 시민, 노사 모두 똘똘 뭉쳐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며 “대한민국뿐 아니라 우방국 기업들과도 힘을 합쳐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시민을 구한 이원정 간호사는 “심폐소생술 중요도가 더 많이 알려져서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순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mskwak@yn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