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4인방 등 거취 표명 늦추는 분위기…이낙연 신당 창당 시기도 미뤄질 듯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정수연 기자 = 이재명 대표의 피습을 계기로 더불어민주당 내홍이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국면이다.
여야가 한목소리로 제1야당 대표에 대한 흉기 공격 사건을 비난하고 이 대표의 쾌유를 바라는 상황에서 집안싸움은 부적절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당장 이 대표의 거취 등을 둘러싼 논쟁이 정치 도의상 부적절해 보인다는 분위기와도 맞물려 있다.
비명(비이재명)계 한 의원은 3일 통화에서 “이 상황에서 이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말을 어떻게 하겠나”라며 “이 대표의 상황을 보고 결정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비주류 4인방 모임인 ‘원칙과 상식’은 이 대표 사퇴 및 통합 비상대책위 구성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탈당 등을 할 수 있다고 시사했으나, 이마저도 미뤄지는 모양새다.
이들은 전날 오후 모여 향후 대응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탈당 및 창당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됐던 이낙연 전 대표의 행보에도 같은 이유로 제동이 걸렸다.
언론 인터뷰 등으로 공개 행보를 활발히 해오던 이 전 대표는 이날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비명계가 이 대표 피습 사건 이후 총선에 맞춰 진행해온 정치적 일정을 당분간 멈추거나 조정할 것으로 예상되자 당내에서는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단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박성준 대변인은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 “냉정하게 정치 상황을 볼 필요가 있다”며 “공존과 대화, 타협을 통해 총선 승리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차분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견해차를 극복하고 사실상 이 대표 중심으로 총선을 치러 승리하자는 뜻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다시 한번 비명계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현영 의원은 K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나와 “이번 사건을 당을 봉합하는 계기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이 대표도 (자신과) 가장 끝에 있는 분들에게 손을 내미는 통합의 메시지를 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건강을 회복하고 당무에 복귀하고 나면 이런 기류도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다.
특히 이 전 대표의 경우 이미 지난달 30일 이 대표와 만나 ‘당의 변화를 느낄 수 없다’며 민주당과의 결별을 기정사실로 한 바 있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과 최성 전 고양시장 등 적잖은 정치인이 신당 동참까지 선언해 그 시기가 늦춰질지언정 탈당과 창당을 번복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kjpark@yn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