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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부산 일정을 소화하던 도중 괴한에게 피습을 당하자 정치권도 충격에 빠졌다. 여야 정치권은 쌍특검 거부권 등 현안을 둘러싼 신년 정쟁을 잠시 멈춘 채 일제히 규탄의 목소리를 내며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당국에 요청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대전시당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 앞서 이 대표의 피습 소식을 접한 뒤 “우리는 이상한 사람 몇몇이 이상한 짓을 한다고 해서 흔들릴 정도의 민주주의를 가진 나라가 아니다”라며 “지금은 우리가 진영이나 상대를 생각하지 말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굳건히 하기 위해 (이 대표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고 엄정한 사실 확인과 처벌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과 쇄신 노선을 놓고 갈등을 이어오던 민주당은 계파를 불문하고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폭력은 민주주의의 적이다.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부디 이 대표의 부상이 크지 않길, 어서 쾌유하시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혔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제1야당 대표 피습에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며 “국회의장으로서 강력히 규탄한다. 수사 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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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이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이 대표를 만나려 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민주당 지도부에 전화를 걸어 “지금은 대표를 (병원에) 모시고 가서 수습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이 대표의 빠른 쾌유를 위해 집중해달라”고 전했다. 피습 소식을 들은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가 후송된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을 직접 찾으려 했지만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다는 소식을 듣고 발걸음을 돌렸다.
민주당은 3일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향후 당 운영 사항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의원님들께서는 동요하지 마시고 대표님의 쾌유를 비는 발언 이외에 사건에 대한 정치적 해석이나 범인에 대한 언급은 자제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력 정치인을 겨냥한 피습 사건은 잊을 만하면 재발되고 있다. 가장 유사한 사례는 2006년 5월 20일 박근혜 전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대표)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신촌 유세에서 커터칼로 습격 당한 사건이다. 최근에는 2022년 제20대 대선을 불과 이틀 앞두고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신촌에서 모 유튜버가 내려친 둔기에 맞기도 했다. 2018년 5월에는 김성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가 국회 본청 앞에서 드루킹 특검 수용 단식 농성을 하던 중 지지자를 자처한 이에게 주먹으로 턱을 가격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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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출범 이후 정치인에 대한 폭력 테러는 종종 있었다. 다만 헌정 초창기의 정치인에 대한 테러가 주로 정치 깡패로 불리는 조직폭력배 등을 동원한 일부 정치 세력의 실력 행사 및 부정선거 공작 차원이었다면 근래 수년간 벌어진 테러에서는 불특정의 개인이 특정한 정치적 신념을 가지고 반대 진영 정치인의 생명까지 위협할 정도로 수위 높은 폭력 행태가 주를 이뤘다. 이는 극단의 증오 정치가 낳은 괴물이라는 분석도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된다. 여야가 서로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해 양극단의 논리로 국민을 갈라치는 과정에서 일부 과격 분자들이 상대 진영의 정치인을 극도로 증오하게 된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원래 이성적이어야 할 정치가 우리나라에서는 지나치게 감성화돼 있어서 상대의 다름을 인정하지 못한 채 증오하고 배척하는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기회에 주요 정치인의 허술한 평시 신변 보호 체계도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는 주요 출마 후보 등에 대해 경찰이 전담 보호팀을 꾸리지만 평상시에는 별도 경호팀을 운영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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