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서 ‘허위사실공표’ 무혐의→수원고법 재정신청 인용하면서 재판행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 당시 이재명 대표와 관련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성남지역 시민단체 A 대표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A 대표는 당초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됐으나, 고발인 측의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지면서 시작된 재판에서 결국 유죄 판결을 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2부(황인성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성남지역 시민단체 대표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A 대표는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21년 9월 28일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말야. 성남시장을 하면서 어떤 일을 했는지 아느냐. 국제마피아파조직이 선거운동에 뛰어들게 했고, 그 비호세력에 당선되고 나서 (…) 성남시장 집무실에서 이따위로 행동했다”라는 등의 발언을 해 이 대표가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이 같은 발언을 하며 한 시민이 성남시장실 책상 위에 다리를 올린 채 의자에 앉아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 옆에서 찍은 사진(이하 이 사건 이미지)을 들어 보였다.
사진 속 시민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가 돼 있었다.
그러면서 실제 국제마피아파 조직원 사진을 함께 보여주며, 시장실 사진 속 시민과 조직원이 동일 인물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재판에서 A씨는 “허위성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 사건 이미지 속 사람이 조직폭력배가 아니라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한 상태에서 이재명과 조직폭력배 사이의 유착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피고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B씨로부터 전달받은 이 사건 이미지에 모자이크 처리된 시민의 얼굴을 확인하려는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고, 시민과 조직원이 동일인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는 것이 시간적, 물리적으로 가능했음에도 그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헌법상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을 선출하는 절차로서 중요한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다만 이재명이 경선에서 대통령 후보자로 선출됐으므로 결과적으로 범행이 경선에 끼친 영향이 크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당초 이 사건은 검찰에서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됐으나, 이에 불복한 고발인이 수원고등법원에 기소 여부 판단을 요청하는 재정신청 절차를 거치면서 공소가 제기돼 재판이 시작됐다.
검찰은 2018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이 대표 등과 국제마피아파 연루 의혹이 제기된 점, 이 사건 기자회견 이후에서야 이 대표의 해명이 있었던 점 등을 무혐의 처분 이유로 들었는데, 1심 재판부는 이에 대해 “피고인의 확정적 고의를 배척할 수 있는 사정에 불과할 뿐 미필적 고의를 배척할 사정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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