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군산·평택·안동·서울·부산 등에서 잇단 사망 사고
(전국종합=연합뉴스) 날씨가 추워지면서 밀폐된 공간에서 난방기구를 사용한 채 잠이 들었다가 숨진 채 발견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2일 전북소방본부와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50분께 군산시 옥도면 새만금방조제 주차장 텐트 안에서 50대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2명 모두 심정지 상태로 사후강직이 진행되고 있었으며, 텐트 안에서는 휴대용 가스보일러가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용 보일러와 가스가 연결된 호스가 빠지면서 가스가 새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에는 경기도 평택시 오성면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작업을 하던 70대 남성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지는 사고가 났다.
경찰은 밀폐된 비닐하우스 내에서 작동 중인 농기계에서 나온 매연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성탄절인 지난달 25일에는 경북 안동시의 한 주택에서 80대 노부부가 의식이 없는 상태로 쓰러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화목보일러 아궁이에서 새어 나온 일산화탄소가 집 안으로 유입돼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날 서울 관악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는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집 안에 불탄 냄비가 있었던 점 등을 토대로 이 부부가 일산화탄소에 중독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달 2일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는 할머니와 손녀가 숨지고 딸이 중태 상태로 발견됐는데, 이 역시 가스보일러 연통에서 일산화탄소가 누출돼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됐다.
소방청이 2022년에 발표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 통계를 보면 2019∼2021년 3년간 발생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는 모두 471건이었다.
일산화탄소 중독이란 탄소가 포함된 물질이 불완전 연소하면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는 상태인데, 두통이나 구토·어지럼증을 시작으로 심해지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사고는 난방기구를 사용하는 10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85.1%(401건)가 집중됐다. 특히 1월이 98건으로 가장 많았고 12월 92건, 2월 68건 등 겨울철 사고가 잦았다.
중독 물질별로 보면 부탄가스를 이용한 난로·온수매트 등에 의한 사고가 33.3%를 차지했다. 연탄난로 및 보일러 등 석탄류에 의한 사고(32.5%)와 온돌 장작·숯·화목보일러 등 목재류에 의한 사고(30.4%)도 잦았다.
장소별로는 주거시설이 62.6%, 텐트 20.8%, 영업시설 6.4%, 차량 5.3%였으며 심정지 발생 비율은 주거시설보다 차량이나 텐트 등 좁은 공간이 더 높았다.
소방청 관계자는 “보일러 및 난로 연통의 이음매 부근에서 가스가 새지 않는지 수시로 점검하고, 차량 및 텐트에서 난방용품을 사용하기 전에 주의사항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며 “만일 중독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환기를 시켜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게 하고 119에 곧장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나보배 강영훈 김선형 안정훈 손형주 기자)
warm@yn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