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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의 사상 노리는 서태경 “‘공동체 붕괴’, 정치에 스며들었다” [4류 정치 청산 – 연속 인터뷰]

데일리안 조회수  

민주당 서태경 전 청와대 행정관 인터뷰

“힘 합쳐 ‘하나의 길’로 가라는 게 국민 바람”

“張 불출마는 ‘토사구팽’ 아닌 ‘밀실야합'”

“국민과 함께 나이 들어가는 정치인 되겠다”

2024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부산 사상구에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서태경 전 청와대 행정관이 31일 오후 부산 사상구 캠프 사무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2024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부산 사상구에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서태경 전 청와대 행정관이 31일 오후 부산 사상구 캠프 사무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라고 말해 큰 파장을 일으켰던 1995년 ‘베이징 발언’으로부터 3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과연 그 사이에 우리 정치는 4류에서 조금이라도 랭크가 올랐을까. ‘헌정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는 21대 국회의 모습을 보며, 일말의 기대마저 내려놓는다는 국민이 적지 않다.

과연 우리 정치, 우리 국회, 우리 정당은 무엇이 문제이며, 어떻게 해야 ‘4류 정치’를 청산하고 선진 정치로 나아갈 수 있을까. 데일리안은 ‘4류정치 청산’을 주제로 하는 연속 인터뷰를 통해 그 길을 찾아보고자 한다. 그 서른일곱 번째 순서로 부산 사상에 출사표를 던진 더불어민주당 서태경 전 청와대 행정관을 만났다.

1984년생인 서 전 행정관은 2012년 총선 당시 문재인 캠프 자원봉사자로 정치에 입문했다. 서 전 행정관은 이를 ‘운명이다’라고 표현했다. 부산 개금고와 중앙대를 졸업한 그는 본래 경찰을 꿈꿨다. 신림동 고시촌에서 공부를 하던 서 전 행정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했고, 같은 시기 문 전 대통령의 ‘운명이다’ 책을 읽고 정치에 눈을 뜨게 됐다. 이후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일념으로 기초의회 비서실장, 국회의원 보좌관,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 등을 지내며 경륜을 쌓았다. 현재는 정책마루 선우재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세밑인 지난해 12월 31일, 부산 사상의 캠프 사무실에서 데일리안과 만난 서 전 행정관은 최근 정치권의 행태를 ‘공동체 붕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가적 틀에서 보면 공동체 붕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정치권에 스며들었다”며 “품격이 없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옛날에는 상임위에서 여야 대표가 손가락질하고 싸워도 ‘과했다’고 인사도 하러 오고, 서로 첨예하게 대립하다가도 지킬 것은 지키는 선이 있었다. ‘여와 야’로 다르긴 했지만,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봉사자로서 공통된 의무 그런 것들을 항상 간직하고 살았다”라며 “그런데 지금은 되게 삭막하다.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사회다 보니 그런 것 같다. 결국 이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에 서 전 행정관은 “그런 사회기 때문에 국민께 희망을 드리는 정치를 하고 싶다. 품격 있는 정치, 정의로운 정치, 신뢰 있는 정치를 하고 싶다”며 “지역을 다녀보면 제일 많이 말씀하는 게 ‘제발 싸우지 말고 뭔가 일을 해서 통과시켜라’고 말하신다. 협상과 타협을 통해 합의로 나아가는 게 품격 있는 정치다. 22대 국회에서는 그런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행정관 경력을 가진 그는 실무진으로서 윤석열 정부에 느낀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서 전 행정관은 대학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견리망의(見利忘義·이익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 적반하장(賊反荷杖·잘못한 사람이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을 나무람), 남우충수(濫竽充數·무능한 사람이 외람되이 높은 벼슬을 차지하는 것) 등을 언급하며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뻔뻔하고 무능한 윤석열 정부를 대표하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서 전 행정관은 그 사례로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행사 △도어스테핑 중단 △검사 출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임명 △부산엑스포 참패 △R&D 예산 삭감 등을 들었다.

특히 그는 한 비대위원장 임명에 대해 “‘서울의봄’을 봤는데 거기서 군인을 지명하는 전두환·노태우 정권이 고스란히 연상됐다”며 “지금 이 현실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면 법과 현실이 정반대로 굴러가는 ‘정치 암흑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이 속한 민주당에 대해서는 ‘통합’의 필요성을 재차 주문했다. 최근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이 기정사실로 되고 있는 것에 대해 “돌아다녀보면 힘을 합쳐서 이번 선거에서 이겨달라는 말을 많이 하신다”며 “아직 총선까지는 4개월이 남았으니 좀 더 이야기해 보시고 힘을 합쳐 ‘하나의 길’로 갔으면 좋겠다. 그게 국민의 바람”이라고 당부했다.

2024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부산 사상구에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서태경 전 청와대 행정관이 31일 오후 부산 사상구 캠프 사무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2024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부산 사상구에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서태경 전 청와대 행정관이 31일 오후 부산 사상구 캠프 사무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서 전 행정관이 출사표를 던진 곳은 부산 사상구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내리 3선을 지낸 곳이다. 그러나 최근 장 의원이 돌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주공산(無主空山)’ 지역이 됐다. 이에 여야를 막론하고 지역 내 저명한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서 전 행정관은 꿈만 꾸지 말고 직접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봉하마을에 위치한 노무현 기념관을 방문한 일화를 소개하며 “(그곳에서 만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은 도전과 혁신이었다”며 “‘나는 지금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있나’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꿈꾸는 삶은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인데, 마음만 먹고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뛰지 않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출마를 깊이 고민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상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정치를 하기로 결심했는데 정말 운명처럼 문재인 변호사가 사상에 출마했다. 또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돕고 학창 시절에 뛰어놀고 정치에 입문하게 된 사상에서 출마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유려한 말은 아니었지만, 그의 말에는 내내 진정성이 녹아 있었다. ‘정치를 계속하는 이유’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세월호 참사 이후 국회를 그만두고 택시 운전사로 일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안산 지역구 국회의원을 모셔서 세월호가 터졌다는 것을 보고 진도체육관 팽목항을 갔는데 그곳에서 못 볼 것을 많이 봤다. 그 때 국회를 그만둔 적이 있었다”며 “‘국가가 무엇인가’ ‘정치가 무엇인가’를 고민하다 국회를 그만두고 택시 운전을 했다. 진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한 달 만에 복귀했는데 왜 복귀를 했냐면 어느 날 ‘차를 빼라’는 연락을 받고 나갔더니 연락하신 분이 ‘왜 젊은 사람이 택시를 하느냐’고 물으셨다. 그래서 사정을 설명했더니 그분이 ‘세상을 바꾸려면 세상 안에 들어가서 바꿔야지 밖에서 사람 말을 듣는다고 되느냐. 흙탕물에서 피는 게 연꽃이다. 당장 올라가서 국회 안에서 싸워서 바꾸라’는 말을 하시더라. 다음날 비가 와서 라디오를 틀고 운전하다 딱 그 골목에 들어서게 됐는데 그분 말씀이 계속 기억났다. (그래서) 부조리한 모습들을 바꾸려면 다시 국회 안으로 들어가 피하지 말고 부딪혀 봐야겠다고 생각해서 돌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동체와 그 중에서도 사상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가진 서 전 행정관은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에 대해 “권력에 의해 강요받은 부득이한 선택이나 ‘토사구팽’이 아니라 ‘밀실야합'”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김대식 경남정보대 총장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의 ‘장핵관(장제원 핵심 관계자)’이라고 생각한다. 그분이 출마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고, 지역 이야기를 들어보니 원래 장 의원 꿈이 부산시장이라더라. 이런 것들을 볼 때 권력에 강요받은 선택이나 토사구팽이 아니라 밀실야합이라고 본다”며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 명분도 얻고, 사상으로 돌아올 명분도 얻고, 시장 출마를 위한 실리도 챙긴 진정성 없는 결단인 이유다. 본인으로 봤을 때 영리한 선택이었지만 아주 진정성 있는 결단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장 의원이 떠난 사상의 후보군으로는 국민의힘에서는 김대식 경남정보대학 총장과 송숙희 부산시 여성 특별보좌관, 민주당에서는 배재정 지역위원장과 신상해 전 부산시의회 의장 등이 거론된다. 그는 타 후보와의 차별점에 대해 “올해로 40세다. 하마평에 오르는 전체 인물들 중에 젊다. 그런데 이른 나이에 참모로서 경력을 쌓았다”며 “40세는 아래로는 2030 세대와 위로는 5060을 다 아우를 수 있는 나이다. 누구보다 역동적이고 열정적인 것이 40세인 만큼 그 열정으로 사상 정치를 이끌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능력있는 후보다. 다른 분들은 국회의원을 하셨지만, 나는 여의도 중앙 정치권에서 기초의회 정무·정책·입법·행정·정치 전반에 대한 능력을 두루 갖췄다. 또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하며 국정운영 경험을 갖췄다. 중앙정치권에 넓은 인맥도 있다”며 “슬로건이 ‘완전히 새로운 사상’인데 완전히 새로운 사상을 만들겠다. 왜냐하면 새로운 인물이고 어떤 리스크도 없이 깨끗한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서 전 행정관은 22대 국회에 입성하게 된다면 ‘희망을 드리는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물질과 정신적으로 국민께 살맛 나게 해드리는 것이 당연한 도리이지만 그것이 힘들다면 적어도 희망이 없어 삶을 등지거나, 살아야 해서 살 수 밖에 없는 사회는 막아야 한다”며 “주변을 둘러보면 의지할 곳이 없어서 결국은 ‘각자도생’할 수밖에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국민들이 너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웃과의 정, 친구와의 우정, 이성과의 사랑 이런 단어의 아름다움을 잃었다”며 “‘각자도생’만 부추기는 사회는 지속가능할 수 없다. ‘노·사·민·정’ 큰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한국형 복지국가로 나아가야 한다. 북유럽도 그 과정을 거쳤다. 사장들은 덜 가져가고, 노동자들은 더 주고, 정부는 세금을 더 거두며 살기 좋게 해주고, 국민은 세금을 더 부담하는 사회적 대타협에 의한 개혁이 없으면 우리나라는 지속가능할 수가 없다”고 조언했다.

이어 “22대 국회는 세상에 대한 고민이 있고 하고픈 말이 있으면 언제든지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사람, ‘적어도 저 사람은 내 말을 들어주는구나’ ‘내 편이 되어주는 구나’ ‘저 사람은 내 곁에 있어 주는구나!’ 국민께서 이렇게 생각하는 정치인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22대에서는 희망을 드리는 정치를 하겠다. 더 나아가서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선거 때만 되면 정치인이 되는 게 아니라, 늘 국민 곁에서 함께 고민하고 함께 나이 들어가는 그런 정치인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데일리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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