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硏 ‘노동정책연구’ 논문…”노동시간 길수록 행복도에 부정적”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청년들의 주당 노동시간이 길어질수록 직무 만족도와 삶의 만족도, 개인 행복도가 모두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도와 행복도가 가장 높은 그룹은 주 15∼40시간 일하는 청년들이었다.
1일 한국노동연구원의 학술지 ‘노동정책연구’에 따르면 박주상 지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청년 임금노동자의 노동시간과 행복’ 논문에서 대졸 청년들의 노동시간이 행복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박 연구위원은 2022년 공개된 한국고용정보원의 대졸자 직업이동경로조사를 활용해 34세 이하 대졸 청년 임금 노동자들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을 주당 노동시간에 따라 ▲ 15시간 미만 ▲ 15∼40시간 ▲ 41∼52시간 ▲ 52시간 초과 네 그룹으로 나눈 후 구간별로 직무만족도와 삶의 만족도, 개인 행복감 정도를 살펴봤다.
우선 직무만족도를 보면 ‘매우 불만족’ 또는 ‘불만족’이라고 말한 청년들의 비율이 15시간 미만과 15∼40시간에선 각각 7.4%였고, 41∼52시간이 13.9%, 52시간 초과는 17.0%였다.
‘매우 만족’ 또는 ‘만족’이라고 답한 비율은 15∼40시간에서 59.4%로 가장 많고, 15시간 미만 52.3%, 41∼52시간 50.4%, 52시간 초과는 45.4%였다.
근무시간이 길수록 직무만족도가 떨어진 것이다.
삶의 만족도의 경우 가장 낮은 1∼2점을 매긴 응답자가 15시간 미만 6.4%, 15∼40시간 4.4%, 41∼52시간 5.2%, 52시간 초과 5.9%였고, 가장 높은 6∼7점을 매긴 응답자 비율은 노동시간 구간별로 각각 33.6%, 43.9%, 37.9%, 34.7%였다.
대체로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와 52시간 초과 장시간 노동자의 삶 만족도가 낮고, 15시간 이상이면서 법정 근로시간인 주 40시간 이하로 근무하는 청년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이다.
개인 행복도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행복도를 ‘전혀 느끼지 않았다’에 해당하는 1∼2점을 매긴 응답자의 비율이 15시간 미만 6.6%, 15∼40시간 4.3%, 41∼52시간 5.0%, 52시간 초과 8.5%였다.
‘항상 느꼈다’에 해당하는 6∼7점 응답은 15시간 미만 26.7%, 15∼40시간 36.5%, 41∼52시간 31.3%, 52시간 초과 30.5%였다.
초단시간 근무자, 장시간 근무자의 행복도가 낮고 15∼40시간 근무자의 행복도가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이다.
박 연구위원은 “인구 사회학적 특성, 학교·직장 특성 등을 통제하고 임금노동자의 노동시간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는 일관되게 나타났다”며 “노동시간이 증가할수록 직무만족도, 삶의 만족도, 개인 행복도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부(-)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비정규직보다 정규직 노동자에게서 노동시간 증가가 더 크게 행복 수준을 낮추고 있으므로 정규직 중심으로 나타나는 장시간 노동의 문제를 국제 수준에 맞게 조정해가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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