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전지점 무제한 발렛파킹. 2024.1.1~2024.12.31 80만원’
백화점 VIP 주차권은 연말연초 중고거래사이트 단골 손님이다. 백화점에서 수천만원 이상을 쓴 고객에게 제공되는 주차권이 불법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 현업 부서에선 돈을 받고 제 3자에게 무단으로 양도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지만, 100% 모든 거래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1일 중고거래사이트 중고나라에서는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VIP 주차권이 적게는 70만원 많게는 130만원까지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 당근에서도 백화점 VIP 주차권을 판매하는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백화점별로 상이하지만, 매년 연말이나 연초가 되면 백화점 등급이 확정되는데, 일찍이 등급조건을 채운 사람들이 VIP 주차권을 판매하기 위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거래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 VIP 주차권은 백화점에서 연간 일정 금액 이상을 사용하면 받을 수 있는 VIP 혜택 중 하나다. 등급에 따라 1일 1회 무료주차 외에 발레파킹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VIP 혜택 중에서도 주차권 판매가 빈번한 이유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고질적인 주차난을 해결할 수 있어서다. 연간 종일권의 경우 80만원 안팎에 거래되는데 매달 15만~20만원인 유료주차장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 때문에 서울 지역 주요 상권과 도심에 점포가 많은 현대백화점의 VIP 주차권은 다른 백화점의 주차권보다 훨씬 비싸게 팔리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주차권이 70~90만원대라면 여의도, 목동, 신도림, 압구정, 강남 무역센터 등 주요 거점 지역에 점포를 두고 있는 현대백화점의 VIP 주차권은 최소 90만원에서 최대 130만원까지 높게 가격이 형성돼있다. 양도 방식도 어렵지 않다. 주차스티커를 양도하고 주차 등록 차량 변경만 하면 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바뀐 멤버십 기준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최상위 등급인 에비뉴엘 블랙과 그 밑에 등급인 에메랄드는 발레파킹과 영업시간내 무료주차권을 발급해준다. 블랙 등급은 자체 기준으로 선정되고, 에메랄드 등급은 1억원 이상 사용해야 한다. 그다음 등급인 퍼플은 6000만원 이상을 채웠을 때만 무료주차가 가능하고, 그렇지 못했다면 하루 5시간만 무료주차가 가능하다. 오렌지 등급은 1일 3시간 무료주차가 가능하다.
신세계백화점에서 구매 실적 상위 999명에게 제공되는 최고 등급인 트리니티 회원에게만 발레주차와 종일 무료주차 서비스가 제공된다. 다음 등급인 다이아몬드와 플래티넘은 하루 5시간 무료 주차 서비스가 제공된다. 현대백화점은 쟈스민 블랙에 본인 포함 2장, 쟈스민 블루와 쟈스민은 1장으로 발레와 3시간 무료주차 혜택이 적용된다.
백화점들은 VIP 주차권 거래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적발하면 등급 혜택을 취소해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불이익을 주고 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실적을 일일이 확인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최대한 많은 글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적발되는 것은 일부일 뿐”이라며 “현업에서도 이 때문에 골치 아파한다,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지만 해결할 뾰족한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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