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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가 일반인보다 오래산다?…또 불거진 갑상선암 과잉진료

연합뉴스 조회수  

갑상선암 5년생존율 100.1%…과잉진료 비판에 줄었다가 다시 3년째 발생률 ‘1위’

암센터장 “불필요한 진단, 의료비 낭비에 신체·정신적 고통” 작심 비판

갑상선암 검진
갑상선암 검진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갑상선암이 암질환 중 3년째 국내 발생률 1위로 집계되면서 갑상선암에 대한 과잉진료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갑상선암 진단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이 100% 이상을 기록한 상황에서, 국립암센터원장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검진을 부추기는 의료기관의 관행을 비판하는 ‘작심 글’을 올렸다.

1일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국립암센터)가 최근 발표한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 자료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암종별 발생률에서 갑상선암은 68.6명을 기록하며 다른 암보다 높았다.

대장암이 61.9명으로 그 다음이었고 폐암(59.3명), 유방암(55.7명), 위암(55.3명), 전립선암(35.0명), 간암(28.5명), 자궁경부암(6.1명) 순이었다.

갑상선암의 발생률은 2000년엔 10% 안팎의 낮은 수준이었지만 이후 2009년까지만 연평균 12.3%씩 증가 추세를 보이며 급증했다.

증가세는 이후에도 이어져 2011~2013년 암종별 발생률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12년에는 94.3명까지 올랐다.

이처럼 갑상선암의 발생률이 비정상적으로 치솟자, ‘과잉진료’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비판의 근거 중 하나는 갑상선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이 100% 전후를 기록할 정도로 높다는 데 있다.

상대 생존율은 해당 암에 걸린 사람이 전체 인구 대비 생존해있는지를 따지는 것으로, 100%가 넘으면 오히려 암환자가 전체 인구보다 많이 생존한다는 것을 뜻한다.

[자료제공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제공 국가암정보센터]

실제로 최근 발표된 2021년도 기준 통계에서 갑상선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100.1%를 기록하며 100%를 넘었다.

이에 2014년 일부 의사들이 ‘갑상선암 과다진단 저지를 위한 의사연대'(이하 의사연대)를 만들어 “건강검진 등에서 갑상선암에 대한 과도한 진단이 이뤄지면서 갑상선암 환자를 대량으로 ‘양산’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증가 일로에 있던 갑상선암의 발생률은 과잉진료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빠른 속도로 감소했고, 2015년에는 51.4%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조금씩 상승해 2019년 60.8%로 올라가며 다시 ‘1위’가 된 뒤에는 이번 조사 대상 연도인 2021년까지 3년간 다시 가장 발생률이 높은 암이 됐다.

이런 상황을 두고 이번 조사를 담당한 국립암등록본부의 본부장이기도 한 서홍관 국립암센터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갑상선암 과잉진단을 안타까워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다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서 원장은 갑상선암 과다진단 문제를 지적했던 의사연대에 참여하기도 했다.

서 원장은 “갑상선암의 5년 생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암에 안 걸린 일반인보다도 갑상선암에 걸린 사람이 더 생존율이 높다는 뜻”이라며 “이런 갑상선암이 3년 연속 발생 1등이라는 게 무척 큰 당혹감을 안겨준다”고 적었다.

암환자가 일반인보다 오래산다?…또 불거진 갑상선암 과잉진료 - 3

그러면서 “생존율이 100% 이상인 것은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찾아내 진달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라며 “이미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한국의 갑상선암의 90%는 과잉 진단이라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고 지적했다.

서 원장에 따르면 국립암센터는 2015년에 국가암검진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증상이 없는 국민들은 갑상선암 검진을 할 필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보건복지부는 무증상인 경우 해로움이 이득보다 크기 때문에 갑상선암 검진을 받지 말 것을 권고했다.

서 원장은 “의료기관에서 민간검진 항목에 갑상선암 진단을 근거없이 끼워 넣었고 암을 걱정하는 국민들이 자기 돈으로 불필요한 갑상선 초음파 검진을 받고 있다”며 “불필요한 진단을 받은 갑상선암 환자들의 일부 또는 상당수가 수술을 비롯한 치료로 의료비가 낭비되고,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갑상선암 환자는 사망에 이르고 모든 갑상선암이 안전한 것은 아니라서 소수의 환자들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지만, 대다수 환자는 진단부터 불필요하다”며 “국립암센터는 이런 사실을 널리 알릴 책무가 있으며 국민들은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립암센터가 운영하는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갑상선암은 갑상선에 생긴 혹(결절) 중 악성인 경우를 뜻한다. 갑상선에 생기는 결절의 5~10% 정도가 갑상선암으로 진단된다.

국가암정보센터는 갑상선암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암이 커져 주변조직을 침범하거나 림프절전이, 원격전이를 일으켜 심한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고도 설명하고 있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

[국립암센터 제공]

bkkim@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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