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언제 돌아오시려나’…일제 강제동원 희생자 유해 봉환 난항

연합뉴스 조회수  

사할린은 러시아 전쟁 탓, 우키시마호·하이난섬은 일본·중국 비협조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사할린 한인묘 봉분 많이 낮아져 이젠 못 찾을까 걱정”

일제강제동원 특별법' 의견 밝히는 피해자 유족
일제강제동원 특별법’ 의견 밝히는 피해자 유족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일제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을 지원하는 특별법’ 제정을 위한 20시간 유족 의견 발표회에서 신윤순 사할린 강제동원 억류피해자 한국잔류유족회장이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2023.03.21 송고]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일제 강점기에 러시아 사할린 지역으로 강제동원됐다가 희생된 사람들의 유해 봉환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해를 넘겼다.

일본에 있는 우키시마호 사건 희생자 유해들과 중국 하이난에 있는 강제동원 피해자 유해들도 상대국의 비협조 등으로 봉환에 난항을 겪고 있다.

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제8차 사할린 한인 유해봉환 신청서를 받은 결과 총 17위의 유해를 선정해 봉환을 추진했다.

애초 지난해 9월 중 봉환을 완료해 충남 천안 국립망향의동산에 안치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가 전쟁 중이라 봉환 협조가 어렵다는 뜻을 전해 연기됐다.

사할린은 일제 강점기에 수만 명의 조선인이 강제로 끌려가 탄광·토목공사장·공장 등에서 혹독한 노동에 시달린 현장이다. 학계에서는 2차대전 종전 당시 4만명 이상의 한인이 사할린에 남아있던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이들은 해방 후에도 일본 정부의 방치와 미수교국이었던 옛 소련과의 관계 탓에 1990년 한·러 수교 전까지 귀국길에 오르지 못했다. 상당수는 고국 땅을 밟지 못한 채 이국에서 생을 마감했다.

정부는 러시아 정부와 사할린 한인묘지 발굴·유해 봉환에 합의한 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7차례에 걸쳐 총 71위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했다.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봉환 추진이 어려워졌고, 지난해가 돼서야 본격적으로 봉환을 재추진했으나 전쟁으로 다시 봉환 길이 막혔다.

행안부 관계자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 없으니 올해 다시 러시아 정부와 협의해 봉환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연초에 계획을 세워 러시아에 공문을 보내는 등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우키시마호 희생자 유골이 안치된 유텐지 납골당
우키시마호 희생자 유골이 안치된 유텐지 납골당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2022.12.20 송고]

1945년 우키시마호 사건으로 희생돼 일본 유텐지에 있는 강제동원 피해자 유해 275위의 봉환도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우키시마호는 일제가 태평양전쟁에서 패배한 직후 아오모리에서 출발했다가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로 마이즈루 인근 해역에서 침몰했다.

이 배에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꿈에 부풀어 있던 조선인 징용 피해자 등 3천700명가량이 타고 있었다.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일본인 승무원 25명을 포함해 549명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08년부터 우키시마호 희생자 유해의 봉환을 추진했다.

하지만 유족들이 사건의 진상이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해를 봉환하면 진상 조사를 하지 않을 빌미가 될 수 있고, 일본의 책임이 없는 것으로도 비칠 수 있다며 반대해 15년 동안 진전이 없다.

행안부 관계자는 “매년 일본과 협의하고 사과를 원한다는 유족 의사도 전달하고 있으나, 일본 정부가 사과에 미온적이라 협의가 쉽지 않다”며 “가장 중요한 건 유족분들의 의사이니 꾸준히 그분들의 의견을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하이난섬에 있는 강제동원 피해자 유해 봉환도 중국 정부의 비협조로 사실상 추진이 멈춘 상태다.

하이난섬은 일본이 1945년 패망한 후에도 조선인을 학살한 곳으로 알려졌으며, 1천200구의 유골이 묻혀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정부는 중국이 하이난섬 유해들을 조사한 현황 자료 및 하이난섬에 대한공동 조사를 중국 정부에 요구하고 있으나, 중국 정부에서는 아직 별다른 답이 없다.

외부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정부가 공문에 대한 답을 기다리는 데 그치지 않고 좀 더 적극적으로 봉환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부친이 사할린에 강제동원됐던 신윤순 사할린 강제동원 억류피해자 한국잔류유족회장은 “2011년 사할린에 가보니 비석이 없는 묘도 많고, 봉분들만 동그랗게 남아 있는데 세월이 많이 흘러 이미 많이 낮아졌더라”고 전했다.

그는 “갈수록 묘 자체가 찾기 힘들어질 텐데 목소리를 내는 유족분들도 대부분 돌아가셨고, 이제 우리가 죽으면 누가 유해 봉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할는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bookmania@yna.co.kr

연합뉴스
content@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AI 추천] 랭킹 뉴스

  • 구글, 보급형 스마트폰 '픽셀 8a' 공식 출시
  • 尹대통령 “부총리급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교육·노동·복지 등 사회부처 이끌게 할 것”
  • ‘나혼산’ 안재현+안주=76.55kg, 다이어트 시작 “결전의 날이 왔다"
  • 현대모비스, 울산 전기차 부품공장 만든다...900억원 투자
  • 합리적인 가격으로 메리트 높아지는 '현대 테라타워 구리갈매'
  • 윤 대통령 "국민소득 5만달러 꿈 아냐…복지·시장정책 하나로"

[AI 추천] 공감 뉴스

  • ‘나혼산’ 안재현+안주=76.55kg, 다이어트 시작 “결전의 날이 왔다"
  • "기사들도 전기차 손절" 요즘 택시, '이 자동차'가 대세 됐습니다
  • 합리적인 가격으로 메리트 높아지는 '현대 테라타워 구리갈매'
  • 윤 대통령 "국민소득 5만달러 꿈 아냐…복지·시장정책 하나로"
  • 플랫폼·콘텐츠 고르게 성장한 카카오…'카카오톡'·'AI' 주력
  • 현대차 美 합작사 모셔널, 인력 줄이고 자율주행 상용화도 연기

당신을 위한 인기글

  • “기아가 일 냈다” EV3, 드디어 ‘이 것’ 수상에 예비 오너들 난리!
  • “음주운전하면 얼굴, 이름 공개!” 운전자들, 한국은 뭐하냐 난리!
  • “테슬라, 아이오닉 오너들 오열” 미친 가성비로 출시된다는 BYD 야심작
  • “친구 죽게 버리고 갔네” 오토바이 사고 후 동승자 방치, 무면허 운전자 법적 처벌은?
  • “내연기관 사라지기 직전” 그 미국조차도 전기·하이브리드에 점령 당하는 중!
  • “운전자 99%가 모르고 있다” 장시간 운전 시, 졸음, 스트레스 방지법
  • “아빠들 환장하는 NO.1 세단” 포르쉐, 파나메라 GTS 출시!
  • “연봉 20억에 람보르기니는 검소하다”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의 알뜰한 우루스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나솔사계’ 10기 영숙, 미스터 박 홀릭 “말 안 듣는데 페이스에 말려”

    연예 

  • 2
    갓세븐, ‘윈터 헵타곤’ 7인 7색 입덕몰이상 비하인드 공개

    연예 

  • 3
    82메이저 김도균X주브나일, 겨울감성 'Letter' 발매

    연예 

  • 4
    ‘꼬꼬무’ 장민호→박주현, KAL기 납북사건 미귀환자 사연에 울컥

    연예 

  • 5
    제니, 새빨간 '루비' 헤어에 망사스타킹…꿀벅지 드러낸 아찔 자태

    연예 

[AI 추천] 인기 뉴스

  • 구글, 보급형 스마트폰 '픽셀 8a' 공식 출시
  • 尹대통령 “부총리급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교육·노동·복지 등 사회부처 이끌게 할 것”
  • ‘나혼산’ 안재현+안주=76.55kg, 다이어트 시작 “결전의 날이 왔다"
  • 현대모비스, 울산 전기차 부품공장 만든다...900억원 투자
  • 합리적인 가격으로 메리트 높아지는 '현대 테라타워 구리갈매'
  • 윤 대통령 "국민소득 5만달러 꿈 아냐…복지·시장정책 하나로"

지금 뜨는 뉴스

  • 1
    ‘비싼 건 상관없다’… 새로운 디자인·성능 페이스리프트 소식에 ‘환호’

    차·테크 

  • 2
    "김민재 탐욕적이다" 공개 비난 투헬과 다르다!...콤파니가 '월클 CB' 출신인 이유, "KIM 실수 때문에 실점 아니고 팀 책임이다"

    스포츠 

  • 3
    [손태규의 직설] ‘은퇴 후 삶’ 준비하는 운동선수라면 무조건 ‘이것’ 해야…프로미식축구 선수 출신의 트럼프2기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스콧 터너’의 남다른 비결은?

    스포츠 

  • 4
    갈 길 없는 226홈런 북극곰, 이정후와 한솥밥 가능할까? 美 매체 "SF에 엄청난 힘 불어넣을 것" 제안

    스포츠 

  • 5
    딸보다 먼저 결혼? … 서정희 모녀의 설렘 가득 ‘합동 재혼’

    연예 

[AI 추천] 추천 뉴스

  • ‘나혼산’ 안재현+안주=76.55kg, 다이어트 시작 “결전의 날이 왔다"
  • "기사들도 전기차 손절" 요즘 택시, '이 자동차'가 대세 됐습니다
  • 합리적인 가격으로 메리트 높아지는 '현대 테라타워 구리갈매'
  • 윤 대통령 "국민소득 5만달러 꿈 아냐…복지·시장정책 하나로"
  • 플랫폼·콘텐츠 고르게 성장한 카카오…'카카오톡'·'AI' 주력
  • 현대차 美 합작사 모셔널, 인력 줄이고 자율주행 상용화도 연기

당신을 위한 인기글

  • “기아가 일 냈다” EV3, 드디어 ‘이 것’ 수상에 예비 오너들 난리!
  • “음주운전하면 얼굴, 이름 공개!” 운전자들, 한국은 뭐하냐 난리!
  • “테슬라, 아이오닉 오너들 오열” 미친 가성비로 출시된다는 BYD 야심작
  • “친구 죽게 버리고 갔네” 오토바이 사고 후 동승자 방치, 무면허 운전자 법적 처벌은?
  • “내연기관 사라지기 직전” 그 미국조차도 전기·하이브리드에 점령 당하는 중!
  • “운전자 99%가 모르고 있다” 장시간 운전 시, 졸음, 스트레스 방지법
  • “아빠들 환장하는 NO.1 세단” 포르쉐, 파나메라 GTS 출시!
  • “연봉 20억에 람보르기니는 검소하다”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의 알뜰한 우루스

추천 뉴스

  • 1
    ‘나솔사계’ 10기 영숙, 미스터 박 홀릭 “말 안 듣는데 페이스에 말려”

    연예 

  • 2
    갓세븐, ‘윈터 헵타곤’ 7인 7색 입덕몰이상 비하인드 공개

    연예 

  • 3
    82메이저 김도균X주브나일, 겨울감성 'Letter' 발매

    연예 

  • 4
    ‘꼬꼬무’ 장민호→박주현, KAL기 납북사건 미귀환자 사연에 울컥

    연예 

  • 5
    제니, 새빨간 '루비' 헤어에 망사스타킹…꿀벅지 드러낸 아찔 자태

    연예 

지금 뜨는 뉴스

  • 1
    ‘비싼 건 상관없다’… 새로운 디자인·성능 페이스리프트 소식에 ‘환호’

    차·테크 

  • 2
    "김민재 탐욕적이다" 공개 비난 투헬과 다르다!...콤파니가 '월클 CB' 출신인 이유, "KIM 실수 때문에 실점 아니고 팀 책임이다"

    스포츠 

  • 3
    [손태규의 직설] ‘은퇴 후 삶’ 준비하는 운동선수라면 무조건 ‘이것’ 해야…프로미식축구 선수 출신의 트럼프2기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스콧 터너’의 남다른 비결은?

    스포츠 

  • 4
    갈 길 없는 226홈런 북극곰, 이정후와 한솥밥 가능할까? 美 매체 "SF에 엄청난 힘 불어넣을 것" 제안

    스포츠 

  • 5
    딸보다 먼저 결혼? … 서정희 모녀의 설렘 가득 ‘합동 재혼’

    연예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