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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11시 55분께 서울 종로구 보신각. 2023년을 5분 가량 남겨둔 세종대로 일대에는 10만여 명의 시민들이 현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영하를 웃도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사랑하는 연인, 가족들과 함께 새해맞이 준비에 한창이었다. 타종 행사를 기다리는 이들은 식을 줄 모르는 열기를 보였다.
새해까지 단 1분밖에 남지 않자, 시민들은 상기된 표정으로 제야의 종소리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5, 4, 3, 2, 1 해피 뉴 이어(Happy New Year)” 새해가 밝자 종소리가 세종대로 일대에 울려 퍼졌다. 시민들은 서로를 포옹하고 덕담을 나누는 등 격려와 희망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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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로 밝힌 ‘자정의 태양’…화려한 공연 이어져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자정의 태양’이었다. 서울색인 ‘스카이코랄’을 연상케 하는 붉은 자정의 태양은 세종대로 사거리 일대를 환하게 비추며 어둠을 밝혔다.
서울시가 올해 새롭게 마련한 세상에서 가장 빨리 뜨는 해인 ‘자정의 태양’은 지름 12m 규모의 거대한 태양 구조물로 이뤄졌다. 거대한 자정의 태양은 보신각 종 울림에 맞춰 떠오르며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시민들은 자정의 태양의 경이로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외국에서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온 가족들도 있었다. 인도네시아에서 4명의 아이와 함께 온 제시카(32)씨는 자정의 태양이 떠오르자 “원더풀(Wonderful)”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제시카씨는 “새해를 맞아 아이들과 추억을 남기러 왔다. 아이들이 많이 어려 힘들어할 줄 알았는데 화려한 조명과 공연을 보고 너무 좋아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자정의 태양과 함께 광화문광장 카운트다운 무대에서는 케이팝 아티스트들이 축하 공연을 시작했다.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제로베이스원, 엔하이픈, 더보이즈, 오마이걸 등이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였다. 공연이 모두 끝나고 난 뒤 새벽 1시가 넘은 시간에도 시민들은 아쉬움에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올해는 OO했으면 좋겠어요”…갑진년 새해, 서울시민의 소원은?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은 저마다 새해 소망과 서울시에 바라는 점을 말하기도 했다. 특히 서울 청년들은 취업 성공을 희망했다. 임예진씨(24·서울 구로구)는 “내년 이직이 목표다. 서울시에는 취업·이직과 관련한 청년 정책이 많지만 생각보다 홍보가 잘 되지 않는 것 같다”며 “내년에는 버스, 지하철, SNS 등에 좋은 정책을 더 내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인과 보신각을 방문한 임정배씨(27·서울 성북구)는 “여자친구와 아프지 않고 건강한 한 해를 보냈으면 좋겠다”며 “최근 취업 준비를 하고 있어 좋은 결과를 맺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한편 시는 타종 행사에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을 대비해 이날 오후 5시부터 현장 사전 점검에 나섰다. 보신각부터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 세종대로 사거리 공연장까지 현장 안전 상황을 확인하고, 의료부스·소방설비·비상차량로 등에 대한 점검도 함께 이뤄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내년에는 평화, 화합, 사랑과 함께 희망찬 분위기를 만들면 좋겠다”며 “서울시도 약자와의 동행을 목표로 더욱 따뜻하게 서울을 채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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