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낙 회동’ 빈손 종료에 원심력 거세져…새해 첫주가 당 내홍 분수령
이재명은 대응 부심…DJ·盧 묘역 찾고 文 예방해 ‘단합’ 다지기 시도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계파 갈등이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심각해지는 모양새다. 비주류의 탈당이 잇따를 가능성이 커지면서 자칫 분당 사태로까지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의 탈당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가운데 이 전 대표와 가까운 비명(비이재명)계 4인방도 탈당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이재명 대표와 회동을 마치고 “제 갈 길을 가겠다”며 탈당을 시사했다. 이 전 대표가 연말을 시한으로 요구한 ‘대표직 사퇴 및 통합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이 대표가 거절하면서 더는 협상의 여지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로선 이 전 대표가 당에 남을 가능성은 극히 낮아졌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 전 대표가 조만간 자신의 거취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새해 첫 주는 당 내홍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관건은 이 전 대표가 탈당해 신당 깃발을 들었을 때 그를 따라 나갈 인사들이 얼마나 될지다.
최성 전 고양시장과 옛 동교동계 출신인 이석현 전 의원이 탈당해 ‘이낙연 신당’ 합류를 선언한 가운데 현역 의원 중에선 일단 비명계 4인방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도 탈당 쪽에 무게 추가 기우는 분위기다.
전날 이재명 대표가 이 전 대표와 회동에서 대표직 사퇴와 통합 비대위 요구에 대해 전혀 변화할 여지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원칙과 상식’에는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속해 있다.
이들은 4명 모두 ‘공동 행동’을 한다는 원칙에 따라 다음 달 2일 최종 논의를 거친 후 거취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원칙과 상식에 소속된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어제 이 전 대표와 회동에서 혁신의 요구를 한마디로 거절하며 진의를 확실히 드러냈다”며 “그것에 맞게 판단해 거취를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만약 탈당할 경우 ‘이낙연 신당’에 당장 합류할 가능성엔 선을 긋고 있지만, 총선이 임박해선 결국 힘을 합칠 것으로 예상된다.
원칙과 상식의 다른 의원은 “현 상황에서 탈당 가능성이 높은 건 맞지만 그렇다고 곧바로 이 전 대표의 신당엔 합류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고민의 결과를 국민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총선 정국에서 ‘분열은 필패’라는 인식 아래 원심력이 더 커지는 것을 막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자신의 정치적 명운이 걸린 총선 승리를 위해 하루속히 혼란을 수습하고 본격 선거 체제로 당을 재편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새해 첫날인 다음 달 1일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방문한 뒤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로 민주당 정신의 근간을 되새기며 당내 단합을 다질 방침이다.
이튿날인 2일엔 경남 양산의 평산마을을 방문,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 당 상황 대응과 총선 전략 등에 대한 조언을 두루 구할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명분 없는 사퇴 요구로 분열을 조장하던 이 전 대표가 탈당하면 오히려 이 대표가 ‘그립’을 더 강하게 잡고 총선을 지휘할 동력이 커질 수 있다”며 “공천 혁신 등 필승 전략 구상에 몰두할 것”이라고 말했다.
ses@yn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