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태원특별법 9일 강행처리 예고…김의장 중재안에 여야 합의할까
‘쌍특검법’ 재표결 시점 줄다리기…한동훈-이재명 신경전 수위도 높아질 듯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최평천 기자 = 총선이 열리는 새해가 밝아도 여야의 강 대 강 대치 전선은 계속된다. 다음 달 9일까지인 12월 임시국회에서 남은 쟁점 안건들을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원내 과반 의석을 보유한 더불어민주당을 위시한 야권이 수적 우위를 앞세워 여야가 합의하지 않은 안건들을 강행 처리하는 입법 독주를 새해에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주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 등 특검 임명 법안 2건을 여당의 반대 속에 단독 처리한 민주당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 역시 강행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특별법 일부 조항을 두고 정쟁만 야기할 뿐이라며 반대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여야 합의와 무관하게 9일 본회의에서 무조건 통과시키겠다고 맞서고 있다.
이 법안은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설치가 골자로, 민주당 등 야 4당 주도로 지난 6월 30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데 이어 지난달 29일 본회의에 부의된 상태다.
다만 특조위 구성을 전제로 특검 요구 조항을 빼고 법 시행 시기를 총선 이후로 미루자는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놓고 여야가 협상을 이어가기로 한 만큼 접점을 찾을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은 특별법의 초점은 진상 조사보다는 피해자 지원과 재발 방지에 맞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경찰과 검찰의 수사가 마무리됐기에 추가 조사는 필요 없다고 주장한다.
김 의장의 중재안에 대해서도 ‘야당 편파적’이라며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31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법안에서 조사위원회를 두는 내용을 빼야 한다”며 “국회의장 중재안이라고 하지만 앞서 민주당이 여당에 이미 제안했던 내용 그대로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일단 유족 지원 및 추모 필요성엔 공감하는 만큼 정부와 협의를 병행하며 중재안을 놓고 야당과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여당과 합의를 이루면 이미 ‘데드라인’으로 정한 다음 달 9일 본회의에서 김 의장 중재안을 처리하고, 합의가 불발되면 본회의에 부의된 원안을 의결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지난 21일 본회의에서 이미 한 차례 특별법 상정을 시도했지만 김 의장이 ‘여야 합의’를 주문한 탓에 무산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엔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당 원내 관계자는 “지난 28일 강행 처리할 수도 있었지만, 여당이 다음 달 9일까지 시간을 달라고 한 것”이라며 “여당은 협상에 충실히 응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역시 야당이 추진하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의혹,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3건의 국정조사를 놓고도 여야가 줄다리기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돌아오는 본회의에 국정조사 계획서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여당은 ‘총선용 국정조사’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예고된 ‘쌍특검법'(김건희 여사·대장동 50억 클럽)의 재표결을 두고도 여야는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여당은 당장 내달 9일 본회의에서 재표결하자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여당 의원들의 이탈표를 기대하며 표결 시점을 최대한 미룰 분위기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신경전도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수위가 점점 높아질 전망이다.
한 위원장은 취임 연설에서부터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직격했고, 이 대표는 ‘집권 여당 대표가 야당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응수한 바 있다.
두 사람은 지난 29일 상견례에선 서로에게 비난을 자제했지만, 총선이 100일 남짓 남은 만큼 앞으로 주도권 쟁탈을 위한 난타전을 벌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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