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이른바 스카이(SKY) 대학의 대입 수시모집 합격자 등록 포기자가 모집 규모의 절반을 넘었다. 3923명이 스카이에 합격하고도 등록을 하지 않았다.
29일 종로학원이 전날 오후 종료된 서울대·고려대·연세대 2024학년도 수시모집 추가합격 현황을 분석한 결과 모집정원의 56.6% 수준에 달하는 3923명이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대는 이번 수시에서 228명을 다시 뽑았다. 수시 모집인원 2181명 중 10.5%가 등록을 포기한 셈이다. 연세대는 수시 모집인원(2153명)의 64.6%인 1390명을 추가 모집했으며 고려대는 모집인원(2593명)의 88.9%에 달하는 2305명을 다시 뽑아야 했다.
서울대는 2차례, 고려대와 연세대는 각각 4차례에 걸쳐 홈페이지를 통해 충원에 나섰지만, 추가 합격 통보를 받은 학생 중에서도 등록 포기자가 나온 것이다.
계열별로 나누면 자연 계열이 2318명(모집인원의 63.1%), 인문 사회가 1584명(모집인원의 52.6%)이었다.
모집인원 대비 충원합격 규모가 가장 컸던 학과도 모두 자연계에서 나왔다. 이중 최초 합격자가 모두 등록하지 않아 모집 정원을 그대로 충원하는 학과도 있었다.
업계는 이 현상의 원인을 의대 쏠림 현상으로 봤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대, 특히 자연 계열 미등록이 늘어난 것은 의대로 빠져나가는 최상위권 합격생이 늘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의대의 경우 서울대는 등록 포기자가 한 명도 없었고 연세대는 24명(40%), 고려대는 70명(112.9%)이었다.
수시 경쟁률에서도 드러난 의대 쏠림 현상…자퇴·휴학도 날로 증가
의대 쏠림 현상은 수시 원서 경쟁률에서도 드러났다. 지난 9월 진행된 수시 모집에서 서울대 의예과 평균 경쟁률(특별전형 제외)은 12.30대 1로 지난해(10.49대 1)보다 높았다. 전형별로 보면 50명을 모집하는 일반전형에 782명이 지원해 경쟁률은 지난해 14.58대 1에서 15.64대 1로 증가했다. 39명을 모집하는 지역균형선발전형에는 313명이 지원해 지난해 5.33대 1에서 상승한 8.0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고려대 의과대학 경쟁률(특별전형 제외) 역시 지난해(24.3대 1)보다 오른 27.0대 1을 기록했다. 학교추천전형 경쟁률(23.44대 1)은 지난해 21.60대 1을 앞섰고, 일반전형은 학업우수형(30.28대 1)과 계열적합형(24.93대 1) 모두 전년 대비 오름세를 보였다.
서울대에 입학하고도 의대 진학을 목표로 자퇴를 선택하는 학생도 늘었다. 지난 10월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9월 15일 기준 서울대 신입생 중 휴학생은 418명으로 2019년(168명)의 약 2.5배 규모다. 전체 신입생 중 자퇴생도 2019년 83명에서 지난해 204명이 돼 2.5배 증가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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