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이틀 째인 29일 오전까지 기자들의 질문에도 아직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 위원장은 ‘김건희 특검법 통과에 대한 입장이 뭐냐’, ‘권력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가 본인 평소 입장인 줄 아는데, 김건희 특검법엔 어떤 입장이냐’는 기자 질의에 아무런 답변없이 자리를 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관 국회의장실에 방문해 김진표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나오는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는 기자들에게 다른 일정이 있다며 일절 질문을 받지 않고 자리를 떴다. 쫓아간 기자들의 질문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김건희 특검법 통과에 대해서 한 말씀 부탁드린다’, ‘평소 권력에 대해 성역없는 수사를 해야 한다는 게 평소 입장인 걸로 아는데 어떻게 보시는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라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도 답변하지 않은 채 차에 탑승한채 다음 일정을 위한 장소로 이동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별도 답변을 하지 않자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기회 드리겠다. 나중에”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 일정표에는 이날 “10:30 故 정의채(바오로) 몬시뇰 조문(명동대성당 지하성당)”이 예정돼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 야당 의원 180명은 지난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에 찬성해 법안이 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거의 모두 표결에 불참하고 퇴장했으나, 이 가운데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만 퇴장하지 않고 남아 찬성 표결을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특검법 강행처리 규탄대회에서 “야당의 밀실 야합으로 만들어진 쌍특검법은 그 과정도 절차도 내용도 목적도 문제투성이인 총선 민심교란 이재명 당 대표 사법리스크 물타기 악법”이라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도이치모터스 특검법도 윤석열 대통령이 결혼도 하기 전에 일어난 사건이며 문재인 정권에서 2년 내내 수사하고도 기소는커녕 소환조차 하지 못한 것을 다시 끄집어내어 총선 기간 중에 재수사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총선 기간 내내 가짜뉴스를 만들어 대통령 내외를 공격하고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며 민심을 교란하겠다는 목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동훈 위원장이 예방한 자리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은 정치와 공무원의 차이를 두고 “정치라는 건 20만 30만 국민이 선출한 국민의 대표로, 모든 것을 회의체를 통해 구성해서 결정해나가고, 그러려면 소통 잘돼야 한다. 소통 잘 되려면, 내가 상대하는 사람, 그 분 뒤에 20만 30만명의 유권자가 있고, 늘 그분을 살펴보고 따라다닌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의장은 “그 분 뒤에 있는 20만, 30만의 국민 생각하고 … 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갈등을 조정하는 정치의 본령을 해나가려면 이런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상대방 입장에서 역지사지하려는 자세 그게 역시 제일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을 해봤다”고 말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말씀하신 정신을 잘 생각하면서 공통점을 잘 찾고, 대화와 타협을 더 배우겠다”고 답했다.
김진표 의장은 한 비대위원장 수락연설 가운데 ‘동료 시민과 함께 그분들의 삶을 개선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대목을 들어 “공감이 가는 말씀”이라면서도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가장 먼저, 동료시민들의 아픔과 고통, 이걸 공감하고, 이걸 덜어주려는 노력부터 시작하면 그건 많은 국민이 한 위원장의 진정성을 피부로 느끼지 않겠나”라고 조언했다. 김 의장은 “늘 모든 판단에서 국민들을 판단의 기준으로,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가려는 좋은 정치인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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