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의 한 카페에 정체불명의 액체를 뿌린 범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잡고 보니 액체 테러를 한 사람은 다름 아닌 할머니였다.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가 재물손괴 혐의를 받는 A(80대·여)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28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A 씨는 앞서 지난 21일과 22일 두 차례에 걸쳐 부천 역곡동의 한 카페 유리창에 하얀 액체를 뿌린 혐의를 받는다.
이틀째 정체를 알 수 없는 액체가 뿌려져 있는 것을 본 카페 점주는 112에 신고했고, 경찰은 사건 현장을 찾아 범인 추적에 나섰다. 유리에 묻은 액체를 채취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성분 분석을 의뢰하기도 했다.
현장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범행 추정 시간대 A 씨가 카페 앞에서 서성이는 모습이 목격됐다.
경찰은 A 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신원을 파악해 그를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카페가 입점한 건물 인근 한 오피스텔에 사는 주민이었다. 카페 점주나 해당 건물 소유주와는 관련 없는 인물로 확인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동짓날 액땜을 하려고 그랬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체불명의 액체를 두고는 “소금물”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경찰은 현재 A 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24절기 중 22번째 절기인 동지(冬至)는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로, 예로부터 액운을 물리치는 날처럼 여겨져 왔다. 새해를 맞이하기 전 액운을 막는다는 취지로 팥죽을 먹는 등 일종의 액땜 의식을 치르곤 한다.
이는 중국 ‘형초세시기’에서 그 유래를 살펴볼 수 있는데, 고대 중국 신화 인물인 공공씨(강을 다스리는 신)의 아들이 동짓날 죽어서 ‘역귀(전염병을 퍼뜨리는 귀신)’가 됐고, 죽은 아들이 평상시 팥을 두려워해 사람들이 동짓날 팥죽을 쒀 먹으며 악귀를 쫓았다고 한다.
조선 제21대 왕인 영조가 동짓날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다녀오는 길에 거리의 노인들에게 팥죽을 나눠줬다는 기록도 조선왕조실록에 남아있다고 한다.
이런 유래로 과거부터 사람들은 동짓날이면 팥죽을 먹거나 나쁜 귀신을 쫓는 의식을 통해 새해 건강을 기원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형법 제366조에 따르면 타인의 재물 등을 손괴·은닉·기타 방법으로 효용을 해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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