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하자 정부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과 수분양자, 협력업체 보호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와 금융감독원 등은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태영건설의 PF 사업장과 분양자 현황을 토대로 대응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태영건설과 관련된 사업장과 분양 계약자, 협력업체 보호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분양계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대금을 환급하거나 사업장을 인수해 공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분양계약자와 협력업체 보호조치들을 즉각 이행할 것이고 불안심리에 따른 시장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하여 이미 마련돼 있는 시장 안정 조치를 즉각 가동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서 그 규모와 내용도 대폭 확대·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태영건설과 관련된 PF 사업장은 9월 말 기준 60개다. 정부는 사업성과 공사 진행도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거나 정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토지는 매입했으나 인허가가 나지 않은 브릿지론 단계인 사업장 18개는 대주단 협약을 통해 계속 시공을 할지 지 시공사를 교체할지 등 처리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태영건설이 공사중인 사업장 중 분양계약자가 있는 사업장은 총 22개, 1만9869가구다. 이중 14개 사업장(1만2395가구)은 HUG의 분양보증에 가입돼있어 입주나 분양금 환급이 가능하다. 14개 사업장은 태영건설이 계속 공사를 이어가되 필요한 경우 시공사를 교체해 분양을 이행하면서 입주를 지원한다.
권대영 금융위 상임위원은 “공사 진행률이 낮은 사업장에서는 환급 이행이 가능하며 14개 사업장은 안전하게 입주하거나 분양금을 돌려받는 장치가 마련돼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진행하는 6개 사업장(6493가구)는 태영건설이 기본적으로 시공을 이행하지만 필요에 따라 공동 도급 시공사가 사업을 진행하거나 대체 시공사를 선정해 사업을 진행한다. 나머지 2개 사업장은 신탁사나 지역주택조합보증에서 시행하는 곳이다. 이 사업장의 경우 이해관계자들이 공사를 이어갈지 시공사를 교체할지 등을 협의해야하며 국토부를 주축으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다.
태영건설이 진행중인 공사는 총 140건이다. 태영건설이나 공동도급사가 공사를 진행하게 된다. 이행이 어려운 경우 신탁사나 보증기관이 대체 시공사를 선정해 공사를 이행할 수 있다.
태영건설과 거래 비중이 큰 협력사들이 타격을 받지 않도록 대출 만기를 연장하거나 금리를 감면하는 조치도 병행하기로 했다. 태영건설 협력업체는 581개사, 1096건이다. 이중 96%(1057건)에 달하는 공사들이 건설공제조합의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가입 또는 발주자 직불합의가 돼 있다. 매출액 30% 이상 태영건설과 관련된 하도급사는 1년 간 채무 상환을 유예하거나 금리감면이 이뤄지도록 지원한다.
워크아웃 신청으로 영향을 받는 하도급업체 수와 채무 연장 규모 등에 대해 권 상임위원은 “158개 정도로 추산된다”며 “협력 업체가 다 하도급 업체이고 조경, 인테리어 등 작은 업체들일 것이고 금감원에 애로센터 등을 만들 것”이라고 답했다.
권 상임위원은 “자금은 금융감독원이 중심이 돼서 만기연장을 금융권에 적극 권고할 생각이며 아마 금융권도 이 분야에 대해서는 협조를 할 것으로 본다”며 “어려운 하도급업체에게는 패스트트랙을 통해 채무 조정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개시되려면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워크아웃이 신청되면 14일 이내 금융채권자를 소집하고 1차 협의회 의결. 주채권은행이 실사와 기업개선계획 작성을 거친다. 이후 기업개선계획을 의결하는 절차 등을 거친다. 정부는 추가로 ‘건설업 종합지원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날 금융당국은 태영건설의 자구노력과 채권단 합의 등을 통해 부동산 PF를 연착륙 시키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태영건설은 자체 시행사업 비중이 높고 부채비율이 258%에 달하는데다 PF 보증금액이 3조7000억원에 달하는 등 타 건설사들과 달리 특유의 요인을 갖고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권 상임위원은 “2016년부터 5~6년간 부동산 호황기였고 그때 건설사들이 벌어둔 것으로 상당한 체력을 갖고 있다. 어려운 시기를 그걸로 버티는 것이고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며 “태영건설이 도급순위는 상당히 높지만 전체 금융시스템으로 보면 그렇게 큰 회사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레고랜드와 작년의 그 위기도 극복했는데 상식에 기초해서 잘 조율을 하면 시장의 불안, 건설사로의 전이 이런 부분은 충분히 차단할 수 있는 체력, 수단, 의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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