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이스라엘대사관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한국에 대입해 만든 가상 영상을 제작해 공개했다가 논란이 일자 하루 만에 삭제 조치했다.
이스라엘대사관은 26일 각종 SNS를 통해 ‘당신에게 일어난 일이라고 상상해보세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는 크리스마스 당일 서울에 테러가 발생해 민간인이 납치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영상에서 엄마와 어린 딸은 학예회 도중 공습경보를 듣고 대피한다. 그러나 건물에 폭탄이 떨어져 엄마는 머리에 피를 흘리며 무장 괴한에 납치된다. 엄마는 아이를 찾아 헤매지만, 아이가 끼던 빨간 장갑만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영상 말미에는 ‘여러분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상상해보세요’라는 자막이 나온다. 대사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성탄절에 일어난 테러 공격을 담은 이 영상은 이스라엘인의 심정을 한국 국민에게 더 잘 전달하려는 의도로 제작됐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반도 안보 불안을 일부러 자극하는 건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왔다. 누리꾼들은 “다른 나라였으면 모르겠지만, 한국은 분단국가이며 언제든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휴전국이다. 선 넘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나”, “다른 나라 사람들이 보면 한반도가 폭력의 한복판에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등의 지적을 했다. 논란이 일자 대사관은 27일 결국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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