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측 남평오 “내가 제보” 폭로에 친명계 “심각한 해당행위” 규탄
이낙연의 사실상 ‘결별 선언’ 관측도…내일 이재명-정세균 회동 주목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박경준 설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최초로 제보한 인물이 이낙연 전 대표 최측근인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인 것으로 27일 확인되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더욱 격화할 조짐이다.
무엇보다 지난 대선 패배의 주된 원인이, 경선 경쟁자였던 이 전 대표 측의 대장동 의혹 제기 때문이라고 주장해온 친명(친이재명)계는 의심이 사실로 드러나자 몹시 격앙된 분위기다.
대선 경선 당시 ‘이낙연 캠프’의 주된 공격 소재였던 대장동 의혹은, 이후 검찰 수사로 이어졌고 지금까지 이 대표의 발목을 잡는 ‘사법 리스크’의 핵심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친명계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장동 의혹 최초 제보자가 이낙연 캠프에 있다는 얘기만 들었지, 그게 누구인지는 아무도 몰랐다”며 “개인적으로 반신반의했는데 사실이었다니 믿기지 않는다. 심각한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친명계 내에선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시사한 시점에서 최측근 인사가 “내가 최초 제보자”라며 ‘커밍아웃’한 것을 두고 이 전 대표가 사실상 당과 결별 선언을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 사퇴 및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요구가 연말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내년 초 탈당 및 창당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다만, 일각에서는 남 전 실장의 이날 폭로가 이 전 대표와 사전 협의 없이 이뤄진 ‘독자 행동’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신당을 추진 중인 만큼 당내 반명(반이재명) 여론의 이목을 끌기 위한 정치적 셈법이 깔렸다는 것이다.
친명계 지도부 인사는 “남 전 실장의 폭로는 이낙연 전 대표의 발목을 잡겠다는 것인데 당최 이해가 가질 않는 행위”라며 “총선 출마설도 있던데 개인적인 언론플레이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비명(비이재명)계 주축인 이낙연계 인사들 다수는 최초 제보자가 남 전 실장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며 당황해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이낙연계 핵심인 한 의원은 통화에서 “남 전 실장이 제보자였다는 것을 아주 최근에서야 알게 됐다”며 “왜 인제 와서 제보자가 본인이라고 회견까지 열어 저러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대표도 그 사실을 최근에야 알고 황당해했다”면서 “어쨌든 비명계든 이낙연계든 남 전 실장과 향후 정치 행보를 같이할 사람은 없다”고 했다.
경선 당시 이 전 대표를 도왔던 인사들 가운데는 남 전 실장이 이 전 대표에게 사전 보고 없이 언론사에 의혹을 제보한 것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낙연 캠프’에 속했던 한 의원은 “남 전 실장의 단독플레이였다는 것을 최근에 알고 너무 화가 나 제정신이었냐고 난리를 쳤다. 제정신이라면 할 수 없는 짓”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남 전 실장의 이날 폭로가 총선을 앞두고 당이 통합을 이루는 데 추가 돌발 악재로 작용할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무엇보다 이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회동을 하루 앞두고 터진 사안인지라 회동 결과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김부겸 전 총리에 이어 정세균 전 총리까지 만나는 만큼 내일은 구체적 입장이나 조치 등을 내놓을 수도 있다”며 “내일 회동 결과에 따라 이낙연 신당의 향배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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