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의 전통시장에서 고령의 노점상에게 5만원권 장난감 지폐를 내고 거스름돈을 받아 간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 상당경찰서는 27일 시장에서 상인들에게 물건값으로 위조지폐를 주고 거스름돈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 등)로 30대 남성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3일 청주시 상당구 전통시장에서 70대 노점상 B씨에게 된장 2천원어치를 산 뒤, 5만원짜리 장난감 지폐를 내고 거스름돈으로 4만8000원을 받아 간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당일 “가짜 돈을 받았다”는 B씨의 신고를 접수하고, CC(폐쇄회로)TV 분석 등을 통해 A씨의 인상착의를 확인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지난 16일 경찰은 대전 유성에서 A씨를 체포했다. 체포 당시 A씨의 주거지에서는 장난감 지폐 33장이 추가로 발견됐으며, 이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B씨 외에도 해당 전통시장의 또 다른 상인 3명에게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의 연령대 대부분은 고령”이라며 “이들이 손님이 많을 때 제대로 지폐를 살펴보지 않는다는 점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는 절도 등 다수의 전과가 있는 것이 확인됐으며 “생활비가 부족해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고령의 상인이 많은 전통시장이나 노점에서 위조지폐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오만원 위조지폐를 내고 낮은 가격의 상품을 구매한 뒤 거스름돈으로 몇만 원을 챙기는 수법이 대부분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대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앞뒤로 신사임당이 복사된 오만원권 가짜 지폐로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한 6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여성은 5만원권 위조지폐로 나물 8천원어치를 산 뒤 4만2000원을 거슬러 간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영화 소품’이나 ‘SPECIMEN(견본)’ 등 문구가 포함된 5만원권 위폐를 내고 거스름돈을 받아 간 사례도 있었다.
한국은행은 위조지폐 발견 장수는 여전히 적은 수준이나, 최근 대면 상거래가 정상화되면서 올 상반기에만 위조지폐 116장이 발견되는 등 다시 증가하는 추세라고 우려했다.
경찰은 “최근 아이들 놀이용이나 영화 소품용 가짜 화폐가 유통되고 있어 현금을 받을 때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고 의심될 경우에는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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