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노무현 정부-문재인 정부 시절 외교·안보 라인에서 중책을 맡았던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영입했다. ‘의료 전문가’ 강청희 전 대한의사협회 상근 부회장도 합류했다.
민주당은 27일 국회에서 인재환영식을 열고 박 전 차장과 강 전 부회장을 각각 4·5호 영입인재로 발표했다. 이재명 대표는 “외교·안보, 그리고 국민의 건강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환영했다. 이어 “정부·여당의 이해하기 어려운 태도 때문에 외교·안보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며 “외교의 원칙은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강 전 부회장에 대해서도 “대한의사협회 메르스 대책본부장을 맡기도 했던 보건의료 전문가”라며 “공공의료를 위해 애를 많이 써왔고 민주당이 관심을 갖고 있는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소개했다.
박선원 전 차장은 전남 나주 출신으로, 1982년 연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뒤 반미 성향 조직 ‘삼민투’ 연세대 위원장을 지낸 86세대다. 1985년 광주 미국문화원 점거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수감 생활을 하기도 했다. 이후 영국 유학길에 올라 워릭대에서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을 지내며 대외 전략을 주도했다. 특히 2006년 9월 미국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배석할 정도로 노 전 대통령의 신망이 두터웠고,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그를 ‘제갈량’, ‘꾀주머니’ 등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에선 국정원 기획조정실장과 1차장을 지냈다.
박 전 차장은 이날 행사에서 지난 5월 불거진 미국 정보기관의 대통령실 도·감청 논란을 상기하며 “난 한미동맹을 매우 중시하지만, 대통령실 도청에 말 한마디 못하면서 그게 무슨 혈육 외교인가”라고 윤석열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친일 퍼주기 외교도 중단돼야 한다”며 “대한민국 국익을 최우선에 둔 수준 높은 스마트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 전문가로 영입된 강청희 전 부회장은 서울 출신으로 연세대 원주의과대학을 졸업했다. 기피 과목으로 꼽히는 흉부외과를 전공했다. 민주당은 그에 대해 “대한의협 총무이사와 비상대책위원회 간사를 하던 시기에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이어진 의료영리화에 맞서 국민 건강권 수호에 앞장섰다”고 설명했다.
강 전 부회장은 “의료민영화 사업을 저지하고 돌봄이 희망이라는 신념으로, 민주당과 국민의 승리를 위해 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돌봄의 모델 케이스를 만들기에 적합한 강남 지역구에 출마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재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성환 의원은 ‘민주당 정권에서 공직을 맡아오던 박 전 차장을 인재 영입으로 보는 게 맞느냐’고 묻는 말에 “인재위는 인재 영입과 내부 인재 발탁을 함께한다”고 답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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