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유명 인플루언서와 열애설이 난 20대 여성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 일로 인해 브라질에서는 가짜뉴스에 관한 강력한 규제 방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유명 인플루언서와의 열애설에 조작된 메신저 대화 유포까지…피해자는 ‘극단 선택’
26일(현지시간) G1과 오포부 등 브라지 현지 매체는 지난 22일 브라질 남동부 미나스제라이스에서 제시카 카네두(22)라는 이름의 여성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카네두는 이달 중순 브라질 인플루언서이자 복싱 선수로 활동하는 인데르송 누니스(28)의 여자친구로 알려졌다. 이후 카네두는 소셜미디어(SNS)에서 갑자기 주목받게 됐다.
한국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누니스는 유튜브 구독자 수 4400만명과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 5979만명에 달하는 유명 인플루언서다.
두 사람은 모두 열애설에 “사실무근”이라고 즉각 부인했다. 현지 매체들도 두 사람 사이에 특별한 관계가 있지는 않다고 봤다. 두 사람의 열애설은 완벽한 가짜뉴스라는 것이다.
하지만 연예인 소식과 가십을 전문적으로 전달하는 일부 SNS 계정들은 이 소문을 삽시간에 퍼뜨렸다. 외신은 특히 ‘쇼케’라는 이름의 SNS가 조작된 메신저 대화 캡처 화면과 카네두 지문 사진 등을 함께 게재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카네두는 자신의 SNS에 “허위 사실로 인해 엄청난 공격을 받고 있다”며 게시물 삭제를 요청했으나, 일주일 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그는 세상을 떠났다.
‘가짜뉴스 처벌’ 여론 목소리 커져…브라질 정부, ‘관련 입법 준비 중’
카네두의 모친은 경찰에 이번 사건 관련자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우울증에 시달리며 여러 차례 극단을 선택한 적이 있는 취약한 딸에게 악성 댓글 공격은 치명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호소했다.
누니스 역시 “소셜미디어의 부정적 면모로 인한 새로운 ‘공공학살’이 촉발됐다”면서 “가짜뉴스를 규제할 수 있는 법 제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관련 활동을 펼치겠다는 뜻도 밝혔다.
‘쇼케’ 측은 뒤늦게 게시물을 삭제하고, 고인의 명복을 비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일로 브라질에서는 허위사실 유포와 가짜뉴스 처벌 등에 대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시다 곤사우베스 여성부 장관은 “제시카 카네두를 향한 거짓말이 그 젊은 여성에 대한 명예훼손 공격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용납할 수 없다”라고 분개했다.
시우비우 아우메이다 인권부 장관도 “소셜미디어를 지배하는 기업의 무책임도 한 가정의 파괴에 영향을 미쳤다”며 “소셜미디어 규제가 없다면 민주주의와 인간 존엄성에 대한 논의도 있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정부는 구글과 메타 등 SNS 업체의 책임까지 묻는 가짜뉴스 방지 의무를 강제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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