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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요구’ 침묵하는 이재명…”내년 2월 격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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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계파 갈등’으로 내홍이 격화하는 상황에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이 대표 주도의 공천 밑그림이 완성되고, 사법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이 맞물리는 내년 2월께 ‘격변의 시간’이 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천 조건으로 내걸면서, 민주당 내 혁신 요구가 더욱 거세지는 흐름이다. 내년 1월 신당 창당을 목표로 실무작업에 들어간 이낙연 전 대표와 혁신계 모임 ‘원칙과 상식’ 등은 연말까지 시한을 정하고, 이 대표의 사퇴를 전제로 한 ‘통합 비대위’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안팎에선 이재명 대표가 이른 시일 내 거취를 결단할 가능성을 작게 보고 있다.

법조인 출신 민주당 의원은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설날과 이 대표 관련 사건들에 대한 재판을 기점으로 파장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설 연휴는 내년 2월 9일 시작되며, 백현동 사건 1심 선고 기일은 연휴가 끝나는 13일로 잡혔다. 백현동 사건의 핵심 로비스트 김인섭 등에 유죄가 선고되면, 이 사건을 두고 “국토부의 협박이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기소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낙연 신당’과 맞물린 공천 작업이 분열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당 자체는 동력이 약하지만, ‘친명 대 비명’ 구도에서 탈락한 현역들이 합류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잡음은 이미 시작됐다. 친명계 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을 냈다가 후보자 검증 단계에서 탈락한 최성 전 고양시장은 ‘공천 학살’을 주장하며 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이재명 대표의 비례 출마 시나리오가 가능해지는 ‘병립형 회귀’로 선거제 개편 가닥이 잡힐 경우에도 반발이 예상된다.

민주당 안팎에선 지도부의 통합 행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단 정세균·김부겸 등 전직 총리들이 내홍 수습에 나섰지만, 쉽지 않다. 당 관계자는 “김 전 총리는 총선에서 일정 정도의 역할을 원하는 것으로 안다”며 “이 전 대표와 척지진 않겠지만, 동조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도부는 총선 출마자의 운명을 판가름할 ‘공천관리위원장’ 인선을 통해 분위기 전환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계파 관점에서 자유롭고, 쇄신 요구에 부응할 만한 인사를 물색 중”이라며 “외부 인사도 열어놓고 찾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총선 100일 전인 내년 1월 1일까지 공관위 구성을 완료해야 한다. 28일에는 ‘쌍특검법’ 처리가 예고된 본회의 일정과 이 대표-정세균 전 총리 간 회동이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 인선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한 원외 인사는 “이재명 대표가 물러난다면, 원하는 총선 구도가 완성되고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도 덜어낼 수 있는 시점을 가늠해서 결단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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