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화재 아파트 합동감식이 시작된 가운데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화재가 단순 불이 아닌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왔다.
주민들은 경찰의 제대로 된 조사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 25일 가장 행복해야 할 성탄절 연휴 도봉구 방학동 한 아파트 화재로 2명이 숨지고 주민 30명이 부상을 입었다.
불은 3시간 43여 분 만에 완전히 꺼졌으나 희생자 중 한 명이 불길을 피하기 위해 자녀를 안고 뛰어내리다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주었다.
이들의 안타까운 사고 소식에 온라인 상에서도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경찰과 소방당국은 오늘 곧바로 현장 감식에 들어갔다.
11시부터 시작된 경찰과 소방, 국과수 합동 현장 감식은 발화 시작점으로 추정되는 도봉구 아파트 3층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곳 3층에는 노부부가 살고 있었다. 이들은 최근 집이 경매로 넘어갔으나 무단 거주 중이었다.
그리고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하기 전 창문에 알 수 없는 내용의 글자가 빼곡히 적힌 종이들을 난간까지 덕지덕지 붙어있었다는 이웃 주민들의 증언이 나왔다.
하지만 경찰과 소방당국은 방학동 화재 원인에 대해 방화나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정확한 이유에 대해 밝히지 못한 가운데, 불 확산 원인은 크게 3가지를 꼽았다.
첫째, 방화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아파트 계단이 굴뚝 역할을 하면서 연기가 삽시간에 퍼져 불 확산을 전혀 막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둘째, 지난 2001년 아파트가 지어질 당시 설치 의무가 아니었기에 3층에는 ‘스프링클러’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당시 소방법에 따라 16층 이상부터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다.
셋째, 불은 낮은 층에서 발생했지만 1층을 벽면 없이 하중을 견디는 기둥으로만 설치한 필로티 구조도 문제였다.
개방된 필로티 구조로 외부 공기가 원활하게 유입된 것도 불 확산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화재경보기 작동 등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소방당국은 도봉구 방학동 화재 아파트 재산 피해 규모가 1억 980만 원 상당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불로 불이 난 301호는 전소됐고 401·501호는 발코니 등이 일부 소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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